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 매장에서 한 달 전 '잔치'가 벌어졌다. 판매사원 376명 전원에게 예정에 없던 특별보너스가 지급된 것이다. 총 규모는 1억1000만원으로,판매 사원들은 각각 24만~48만원의 '가욋돈'을 받았다.

라코스테를 운영하는 동일드방레가 판매 사원들에게 한턱 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대백화점이 있었다. 바로 전날 현대백화점이 개최한 '협력사 초청 문화 · 상생 컨벤션'에서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돼 매월 평균 900여만원씩,연간 1억1000만원가량을 '부상'으로 받게 된 덕분이다. 동일드방레는 현대백화점에서 받은 선물을 고스란히 판매사원들에게 되돌려주었다.

뜻밖의 선물에 동일드방레 직원 게시판에는 현대백화점에 고마워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왔다. 특히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의 라코스테 매장과 로드숍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현대와 상관없는 우리도 받을 줄은 몰랐다"며 현대백화점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이 '인심'을 쓴 업체는 라코스테 외에도 25개 업체가 더 있다. 현대는 각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매출 상승률과 직원 서비스 만족도 등을 평가해 모두 26개 업체를 '최우수 협력사'로 뽑은 뒤 이들로부터 받는 마진을 1%포인트씩 깎아줬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가 협력업체에 푼 금액은 연간 총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나머지 1200여개 협력사에 대해서는 유통마진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요즘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현대백화점의 '통 큰 동반성장'과 '몸 낮추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협력업체를 찾아다니며 동반 성장의 취지와 혜택을 설명한 것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손성현 식품팀장이 부산에 있는 재래김 가공업체인 청산애식품을 찾아가는 등 50여명의 바이어가 270여개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현대백화점의 동반성장 계획 취지를 설명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