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몰락의 길을 걷던 미국 자동차 빅3가 되살아나고 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형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위기를 넘겼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를 새로운 주주로 받아들이고 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1분기 매출이 331억달러,순이익은 2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1998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포드는 "미국에서 피에스타 퓨전 이스케이프 등 고효율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형차 판매가 늘었지만 포드의 대당 판매가격은 3.9% 올라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포드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대로 뛰어올랐다. 포드는 3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 GM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포드는 2008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구제금융을 거부했다. 이후 재규어 볼보 등을 매각하고 4만명을 감원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약점이었던 소형차 모델을 확대하고 플랫폼 통합을 통해 비용절감에도 성공했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크라이슬러는 조만간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AP통신은 이날 "크라이슬러가 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에서 받은 고금리의 융자를 상환하는 재무구조 개선안을 다음주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크라이슬러는 2009년 미국과 캐나다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았다. 이 자금에 대한 이자만 지난해 12억달러에 달했다고 AP는 전했다. 크라이슬러는 또 새 주인인 피아트로부터 13억달러를 수혈받을 예정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크라이슬러 CEO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자동차 판매 증가로 크라이슬러는 올해 최대 5억달러 규모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1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쉐보레 등의 선전으로 올해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M은 1분기 세계 1,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20%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도요타를 제치고 3년 만에 1위에 복귀할 것이 확실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