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 · 27 재 · 보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높은 투표율이었다. 여야는 투표가 이뤄지는 내내 시시각각 전해오는 현장의 투표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높은 투표율의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했다.

27일 오후 8시 현재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전체 투표율은 37.5%.지난해 7 · 28 국회의원 재 · 보선 당시 같은 시간대의 투표율 34.1%보다 3.4%포인트 높았다. 같은 시간대를 기준으로 2005년 이후 치러진 선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46.7%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분당을 49.1% △순천 41.1% △김해을 41.6%였다. 정치권은 높은 투표율의 이유로 전 · 현직 여야 대표 출마와 중간평가적 성격으로 여야가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서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 초미의 관심지역인 분당을 지역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새벽부터 직장인들의 투표가 이어져 오전에는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오전 9시 투표율은 10.7%로 지난해 7.28 재 · 보선 때(5.1%)의 배 수준이었다. 출근 전 직장인들의 투표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간 강원도와 김해 순천 지역은 9%대를 기록했다. 높은 투표율에 고무된 민주당은 시민단체와 주도했던 '직장인 투표참여 캠페인'이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이외수 공지영 진중권 등 유명 인사들의 투표 독려 메시지가 이어졌다. 낮 시간에도 높은 투표율이 지속되면서 오후 2시께 강원도(33%)와 분당을(30.5%)이 30%대를 일찌감치 돌파했다.

정치권은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고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에도 불구,선거 유불리를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지난해 7 · 28 은평을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40%를 넘어섰지만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노인층 투표율이 높고 보수적 성향의 젊은층이 많이 살고 있는 분당에서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분위기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