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021년부터 20년간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 태양전지 생산과 풍력발전 등을 담당할 대규모 그린에너지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초기 5년간(2021~2025년) 투자 규모만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은 27일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김완주 전북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같은 그린에너지 투자 로드맵을 내놨다.

1단계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 4.1㎢(125만평)에 풍력발전기 및 태양전지 생산기지,그린에너지 연구 · 개발(R&D) 센터 등을 짓는다. 이 투자가 끝나면 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2단계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3㎢(100만평) 부지에 에너지저장시스템(ESS),풍력발전기,태양전지 공장을 추가로 짓고 2031년부터 2040년까지는 4.1㎢(125만평) 부지에 연료전지 생산라인을 세울 계획이다.

삼성의 투자계획을 보면 그린에너지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 클래스'에 올라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지 면적만 해도 먼저 새만금 투자 계획을 밝힌 OCI(1.5㎢)에 비해 10배나 넓은 11.5㎢를 확보하기로 했다.

투자액도 OCI는 2020년까지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삼성은 1단계에서만 7조6000억원,3단계 투자까지 감안하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세부 사업에서는 태양광이 가장 눈에 띈다. 삼성은 그동안 폴리실리콘(삼성정밀화학),잉곳 · 웨이퍼(삼성코닝정밀소재),태양전지 · 모듈(삼성전자),태양광 발전사업(삼성물산 · 삼성에버랜드)을 수직 계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을 뿐 핵심인 태양전지 양산 계획은 내놓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새만금에 2021년부터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짓는 사업은 경기도 기흥에 관련 연구 · 개발 라인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가 맡는다.

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부지 확보 여건 및 중국과 가까운 입지 조건 등을 종합 고려해 새만큼 투자를 결정했다"고 "정부와 맺은 MOU의 핵심은 태양광 투자로 2021년쯤이면 태양광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맡을 풍력발전기도 관심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저장할 에너지스토리지시스템 사업은 삼성SDI삼성테크윈이 공동으로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에너지 사업 거점을 확정하면서 태양전지,자동차용 2차전지,LED,바이오 · 제약,의료기기 등 삼성의 5대 미래 신수종사업 밑그림도 완성됐다.

이태명/남윤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