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세계 최대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OLED 장비는 물론 조명 시장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빌딩에서 열린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4세대 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4세대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730㎜와 920㎜ 크기인 기판을 뜻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양산하고 있는 기판에 비해 2배가량 크다.

황 사장은 "4세대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개발을 끝냈다"며 "경쟁사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2~3배가량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증착장비와 봉지장비 등 4세대 OLED 공정에 들어가는 장비를 일괄(턴키)방식으로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OLED 장비를 일괄 수주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 본사에 시험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OLED 사업을 위해 해외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이미 4세대 OLED에 투자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해외에서 판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OLED 조명사업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황 사장은 "주성엔지니어링이 30~40%의 지분을 투자하고 공장에 들어가는 장비를 일괄 공급하는 방식으로 합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밝기에서 뛰어난 발광다이오드(LED)는 실외조명에 적합하고,아기의 눈에 해를 끼치지 않고 열을 발생시키지 않는 OLED는 실내조명 쪽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LED가 LED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전력 소비 효율에서 월등히 뛰어난 장점 덕분에 업체들의 마케팅 여부에 따라 시장이 빨리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였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88% 늘어난 9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1억원과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와 89.6% 늘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