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후보 사무실은 천당과 가까워 보였다. 반면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사무소는 침통했다.

27일 오후 8시 투표 시간이 종료되자 김진표 의원 등을 비롯한 100여명의 민주당원들은 분당 정자동의 손 후보 사무실을 가득 메웠다. 같은 시간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30여명도 서울 영등포 당사에 자리를 틀었다. 이들은 YTN의 분당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8시5분께 손 후보가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에서 10%포인트가량 앞선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겼다"는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께 터져 나왔다. "(격차가) 10% (포인트를) 넘으니깐 끝난거야"라는 소리도 들렸다. "됐어" "파이팅"하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흘렀다.

반면 손 후보 사무실과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강 후보 사무실은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TV 앞자리를 차지한 고흥길 · 박보환 · 이두아 의원과 한나라당원들은 경직된 표정을 이어간 뒤 이내 자리를 비웠다. 여의도 한나라당사의 풍경도 초상집을 연상케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나경원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들도 개표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모습이 역력했다.

강 후보는 "개표가 85% 진행됐는데 이 정도면 졌다고 봐야되지 않겠냐"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손 후보에게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축하한다"며 "저를 지지해준 분당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밤 11시가 넘어 분당 선거사무소를 찾아 "손학규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분당 시민을 통해 표현된 것"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전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