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지난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인수한 해태음료와 기존 사업간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아 현재 수준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전날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6%와 18.8% 증가한 8295억원과 11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7일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코카콜라 더페이스샵 등 업계 1위 업체들을 인수·합병(M&A)하며 외형과 수익성을 키워나갔다"며 "해태음료의 1분기 매출은 3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40% 감소했고 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시너지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해태음료는 연내 흑자전환이 확실해 보이나, 외형이 줄어들면 M&A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지적이다.

하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잇따른 M&A로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등 부분이 각각 3분의 1을 차지하는 사업구조로 바뀌었다"며 "시가총액 6조원이 넘는 회사가 화장품업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27배를 적용받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음료의 경우 시장 평균 PER이 10배 이하라는 설명이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일 저점 대비 21.2% 상승했으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6.2% 웃돌았다"며 "이는 예상보다 좋은 화장품 부문 실적과 음료부분의 실적개선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로는 48만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28배를 적용한 것으로 지난 3년간 LG생활건강의 평균 밸류에이션이라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기존 44만원에서 48만원으로 올렸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