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메모리 가격이 약세를 이어간 지난 1분기에도 흑자를 내면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앞선 기술력과 제품믹스 개선으로 향후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는 28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2011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7930억원, 영업이익 323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와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1% 포인트 증가한 12%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이자 비용 등으로 2740억원을 기록해 소송비용 등이 발생했던 전분기 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6466억원과 2916억원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동안 D램 가격의 약세가 지속됐고 거시적으로는 중동 사태 등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기술 및 제품 경쟁력으로 제품 출하량이 증가했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 절감 등으로 매우 견조한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출하량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분기 보다 15%씩 증가했다. 평균 판매 가격은 D램의 경우 13% 하락했으며 낸드플래시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2820억원이었다"며 "3230억원은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상당히 잘 나온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미세공정 기술력이 좋아졌고 모바일 D램 등 스페셜 제품 비중이 많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바일·그래픽·서버용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0%에서 지난 1분기에는 70%까지 확대됐다.

그동안 하이닉스의 발목을 잡던 낸드플래시가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이번 실적을 보면 NAND 마진이 D램보다 좋았다"며 "26나노 수율이 좋아지면서 이익도 좋아졌고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이닉스는 2008년 NAND에서 8000억원 적자를 내 'NAND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 올해는 도움이 되면서 이익이 반대로 8000억원 가량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메모리 가격의 본격적인 가격 상승은 2분기에 나타난다"며 "2분기에는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서 최대 7000억원까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주력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5월 상반기 2.72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10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달러 아래로 미끄러졌다. 고정고래가격은 지난달 하반월부터 세 차례 연속 오르며 이달 하반월에는 0.98달러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2분기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일본 지진에 따른 영향 등으로 공급 증가는 제한돼 있 어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고성능 서버 등과 같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며 "순조로운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으로 질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이닉스는 D램의 경우 40나노급 비중을 1분기말 55%에서 2분기말 60% 수준으로 확대하고 1분기에 양산을 시작한 30나노급 제품도 올해 연말까지 비중을 40%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모바일·그래픽·서버용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1분기 기준으로 70% 수준에 도달했으며 2분기에는 70% 중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20나노급 비중을 1분기말 40%에서 2분기말 50% 중반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차세대인 20나노 제품도 계획대로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계획이다.

'승자독식' 체제가 구축된 만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상향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식에 대해 계속 비중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승자독식'이라는 구조가 이미 끝나,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70%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70%대 중반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팀장도 "기본적으로 1분기 보다 2분기, 상반기 보다 하반기, 올해보다 내년을 더 좋게 본다"며 "일시적으로 주가가 흔들릴 수 있지만 계속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