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 이상 급락했던 화학과 자동차 등 주도주가 다시 증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들 업종의 주가 조정을 야기했던 기관도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아지고 있다.

◆ "주도주, 아직 과열 상태 아냐"

28일 오전 10시36분 현재 화학과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은 전날 대비 각각 1.94%, 2.09% 급등하고 있다.

현대차가 3%대 강세를 보이고 있고 기아차도 1% 가까이 뛰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반등을 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Oil, GS 등 정유주를 비롯 금호석유 OCI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이 1~4% 이상씩 반등하고 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화학과 자동차 관련주들이 전날 일제히 급락했음에도 추세선을 이탈하지 않았었다"며 "추세선에서 한 차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어 매수시점을 타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도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화학과 자동차 업종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는 약 13배, 11배 수준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주도주가 짧은 기간내 상승했다는 점에서 보면 기간 측면에서의 부담은 있다"면서도 "기업이익과 매매주체, 그리고 투자심리 측면에서 본다면 아직 '과열'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전날 급락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 주도주 급락은 차익실현 성격을 갖는 기술적 조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실적 모멘텀(성장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폭의 가격조정이 이어진다면 비중확대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이 없으면 잇몸으로?

반면 전날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이 급락했음에도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했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미를 두고 있다. IT(전기전자)와 금융, 건설, 음식료 등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업종들이 오르며 지수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달 들어 IT와 금융 업종을 가장 많이 매수했다"며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3.1% 오르는 동안 IT 업종은 화학과 건설, 운송장비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듯이 가파르게 오른 주도주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는 동안에는 후발 주자들의 부각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송 연구원은 "주도 업종이 하락한다고 해서 소외 업종의 추세적 상승으로 바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소외업종으로의 매수 확산은 분명 코스피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재평가 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IT와 금융, 건설, 기계 업종으로 올해 투신의 매도가 집중됐던 점을 감안해 보면 당분간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다 해도 가격적, 심리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