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공계 대학생들은 어느 나라 학생들보다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비즈니스 마인드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다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

녹색전력부품과 에너지 절감 기술로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ABB코리아의 마르코 텔라리니 부사장(사진)의 말이다. 그는 28일 기자와 만나 "한국은 정부 지원과 보호 속에 기술 분야에서 압축성장을 해왔지만 기술과 비즈니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기술력 있는 인재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텔라리니 부사장은 엔지니어의 비즈니스 접목 성공사례로 자신을 들었다. 이탈리아 태생인 그는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이 분야 엔지니어로 일했다. 전력 장비와 자동화 부품 개발 연구로 기술적 경험을 쌓은 후 상품관리 분야에서 사업 감각을 키웠다. 이를 통해 젊은 나이에 ABB 그룹의 글로벌 사업 책임자가 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경영 역량을 인정받아 한국지사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ABB그룹 전체에서도 '톱 엔지니어'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현장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남들보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992년 세워진 ABB코리아는 2002년 이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지식경제부와 KOTRA가 선정하는 '성공적인 30대 외투기업'에 꼽히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