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올해 전국 주택공시가격이 작년보다 평균 0.3% 올랐다.수도권은 2.7% 하락한 반면 지방은 9.4% 상승했다.이에 따라 재산세 등 올해 보유세 부담은 수도권은 작년에 비해 줄거나 엇비슷하고,지방은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28일 전국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등 총 1430만가구의 주택가격(1월 1일 기준)을 29일자로 공시한다고 발표했다.공시대상은 아파트 아파트 839만가구,연립주택 45만가구,다세대주택 149만가구(이상 공동주택),단독주택 397만가구 등이다.

◆수도권 내리고…지방은 오르고

올해 공시가격은 작년 1월1일 대비 공동주택이 평균 0.3%,단독주택은 1.04% 각각 올랐다.작년(공동주택 4.9%,단독주택 1.92%)에 비해서는 공시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공동주택의 경우 수도권이 모두 하락했다.서울은 작년에 6.9% 올랐지만 올해는 2.1% 내렸다.경기도도 작년 4.1% 상승에서 올해는 3.2% 하락으로 돌아섰다.지난해 2.6% 올랐던 인천도 올해는 3.9% 떨어졌다.수도권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규제로 인한 투자수요 위축,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증가,보금자리주택 공급,재건축·재개발 사업 및 각종 개발계획 취소·지연 등으로 공시가격이 하락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반면 지방은 주택경기 회복세를 타고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경남이 전년대비 17.8% 올라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이어 부산(15.6%) 전남(12.9%) 대전(11.7%) 전북(11.6%) 등의 순으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시·군·구 역시 지방권의 상승세가 돋보였다.경남 김해가 33.6%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부산 사상구(31.9%)와 사하구(23.3%) 등이 뒤를 이었다.김해는 부산~김해간 경전철 개통,창원 제2터널 개통 효과가 컸고 부산은 서부산권 개발에 따른 이주수요,김해 경전철 개통,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을숙도대교 및 거가대교 개통 등이 공시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인천 중구은 전년대비 10.8% 떨어졌고 지난해 최고 상승률(18.9%)을 기록했던 과천시도 올해는 7.8%가 떨어졌다.

◆중소형 강세…중대형 약세

주택 규모별로는 전용 85㎡이하 중소형 주택이 올랐고,85㎡초과 중대형은 내렸다.전용 50~60㎡가 2.8% 올라 규모별 상승폭이 가장 컸고 33㎡이하(2.5%) 33~50㎡(2.1%) 순이었다.중대형 공동주택 중에서는 전용 135~165㎡(-2.7%)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165㎡초과(-2.4%) 102~135㎡(-2.2%) 85~102㎡(-1.8%) 순으로 약세를 보였다.

가격대 별로는 2억원 이하 공동주택 가격이 2.3~6.5% 상승한 반면 2억원 초과 주택은 1.8~3.2% 하락했다.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이 3.2%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단지별로는 경기도 군본 산본 한양수리 128㎡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3억7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 떨어졌다.서울 미아동 북한산SK아파트 84㎡도 2억5200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7.4% 하락했다.강남권에서는 대치동 은마 76㎡(6억9300만원)가 4.1% 하락한 반면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5㎡(17억2000만원)는 3.9% 올랐다.부산 화명동 롯데낙천대 84㎡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3억2600만원으로 전년대비 16.6% 올랐다.

지지체들이 발표하는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대전이 3.86%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기(1.41%) 경남(1.34%) 경북(1.01%) 충남(1.08%) 등의 순이었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인 6억원 초과 주택도 수도권 공시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감소했다.올해는 25만1759가구로 작년(25만8800가구)보다 감소했다.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야 하는 9억원초과 주택 역시 8만362가구로 작년(8만5362가구)보다 5000가구 줄어들었다.

◆지방 납세자 재산세 부담 늘 듯

이번에 발표된 주택공시가격은 올해 납세자들이 내야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의 기준이 된다.재산세와 종부세는 올해 6월 1일 기준 주택보유자에게 부과된다.재산세는 세부담이 급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과표적용비율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에 맞춰 세금부과 기준액(과표)이 정해진다.세율은 가격구간별로 0.1~0.4%다.종부세는 9억원 초과 1주택자와 6억원 초과 다주택자에게 부과된다.세율은 구간별로 0.5~2%가 적용된다.

올해의 경우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지방권 납세자들의 세금부담이 작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지방권의 경우 종부세 부과대상 주택이 거의 없는 만큼 세금이 늘더라도 수만~수십만원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도권은 공시가격이 대부분 내린 만큼 세부담이 작년보다 줄거나 엇비슷할 전망이다.다만 공시가격이 떨어졌어도 세금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주택도 일부 생길 수 있다.지난해 세부담 상한제 적용(3억원 이하 전년대비 105%,3억~6억원 110%,6억원 초과 130%)으로 부과하지 못한 일부 세금(법정세액)이 올해 부과액에 추가되기 때문이다.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올해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바꿔야 할 만한 요인은 별로 없는 상태”라며 “다만 지난해 부과하지 못했던 법정세액 중 일부가 올해 과세분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공시가격이 내렸더라도 보유세 부담이 작년보다 소폭 커지는 주택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