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죽지 않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냉동인간/로버트 에틴거 지음/이인식 해제/문은실 옮김/김영사/328쪽/1만8000원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아직 죽지 않았다. 미국의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에 따르면 그는 100여구의 시체와 함께 냉동된 상태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는 그라운드에서 윌리엄스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냉동인간》은 1962년에 출간된 책이다. 김영사가 20세기 기념비적 과학저서를 선정해 내놓은 《모던&클래식》 시리즈의 첫걸음이다. 저자 로버트 에틴거는 인체 냉동보존 이론을 최초로 제안한 물리학자다. 그는 극단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화학적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인체를 액체질소 속에 냉동시켜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시간 넘게 냉각시켰다가 소생시킨 쥐들의 기억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실험 결과를 근거로 든다.
에틴거는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 냉동과정에서 생긴 손상을 치료하고 사망의 최초 원인 또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래에 냉동인간 중심의 사회가 실현될 것임을 확신하고 자신의 부인과 어머니를 냉동보존재단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인체 냉동보존술이 실현되려면 뇌를 손상없이 보존하는 기술과 해동상태에서 뇌세포를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저온생물학과 나노기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세포를 수리하는 나노로봇이 개발될 경우 2040년쯤 냉동상태에서 소생한 최초의 인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적 가능성의 문제를 넘어 철학적 제도적 문제까지 자신의 주장을 확장한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며 동면 중인 사람들도 살아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50년 전 나온 책이지만 냉동인간의 부활이 가져올 윤리적 종교적 문제까지 깊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와 과학자들에게 의미를 준다.
인체냉동연구소 알코어의 홈페이지(www.alcor.org)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심박과 호흡의 정지는 곧 죽음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죽음이란 제대로 보존되지 못해 다시 태어날 수 없는 상태일 뿐이다. "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냉동인간》은 1962년에 출간된 책이다. 김영사가 20세기 기념비적 과학저서를 선정해 내놓은 《모던&클래식》 시리즈의 첫걸음이다. 저자 로버트 에틴거는 인체 냉동보존 이론을 최초로 제안한 물리학자다. 그는 극단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화학적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인체를 액체질소 속에 냉동시켜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시간 넘게 냉각시켰다가 소생시킨 쥐들의 기억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실험 결과를 근거로 든다.
에틴거는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 냉동과정에서 생긴 손상을 치료하고 사망의 최초 원인 또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래에 냉동인간 중심의 사회가 실현될 것임을 확신하고 자신의 부인과 어머니를 냉동보존재단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인체 냉동보존술이 실현되려면 뇌를 손상없이 보존하는 기술과 해동상태에서 뇌세포를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저온생물학과 나노기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세포를 수리하는 나노로봇이 개발될 경우 2040년쯤 냉동상태에서 소생한 최초의 인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적 가능성의 문제를 넘어 철학적 제도적 문제까지 자신의 주장을 확장한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며 동면 중인 사람들도 살아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50년 전 나온 책이지만 냉동인간의 부활이 가져올 윤리적 종교적 문제까지 깊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와 과학자들에게 의미를 준다.
인체냉동연구소 알코어의 홈페이지(www.alcor.org)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심박과 호흡의 정지는 곧 죽음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죽음이란 제대로 보존되지 못해 다시 태어날 수 없는 상태일 뿐이다. "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