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 추이가 가파르다. 이에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오후 2시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0원(0.69%) 떨어진 1072.1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하락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2008년 8월25일 이후 2년8개월 만에 1070원대로 내려앉았고, 이날 한때 1071.10원까지 밀려 1060원대를 넘보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 전망 등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작용하면서 추가적인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정대로 6월에 2차 양적완화(QE2)를 종료할 예정이지만 추가적인 채권 매입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밝히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후 미국 달러화 약세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 기조는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하락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념과는 달리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주가는 오르고 기업실적은 개선된다"면서 "환율은 기업의 수익을 결정하는 독립변수라기보다는 기업의 경쟁력으로부터 결정되는 가격변수의 성격이 강하고, 원화 강세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부터 오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원화 강세기에는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오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추가적으로 원화 강세가 진행되더라도 증시에서 현재 주도업종인 화학과 자동차 업종은 주도주 위치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심층분석] 원·달러 환율 '뚝뚝'…증시 영향은?
한국투자증권은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상대적으로 이익이 개선되는 업종으로 내수판매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수입중간재 사용이 많은 업종을 꼽았다. 이와 함께 순외화부채가 많으면서 가격전가력이 높은 에너지, 운송, 통신서비스, 음식료와 유통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원화강세를 고려한 최우선 수혜 업종은 에너지, 운송, 통신서비스, 음식료와 유통"이라며 "수출업종 중에서도 충분한 세계 경쟁력을 갖고 원화 강세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와 화학업종은 이익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도 기업경쟁력이 우수하고,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개선돼 수요가 견조하다"며 "화학주, 에너지주, 자동주 등 수출주의 주도업종 지위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미끄러질 경우 외국인 매매 기조에 변화가 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