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런티어] 명성호 KT링커스 사장, 캡슐커피 사업으로 승부거는 27년 KT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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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호 KT링커스 사장(54 · 사진)은 '캡슐커피 전문가'다. 바리스타 자격은 없지만 캡슐커피의 향을 맡으면 원두 원산지를 척척 대는 수준이다. 캡슐커피는 커피머신을 구입,사무실이나 집안에 설치한 뒤 낱개로 포장된 원두커피 농축액 캡슐을 사서 끼워 넣은 뒤 뜨거운 물로 내려 마시는 것이다.
서울 한강로에 있는 명 사장의 사무실에도 캡슐커피머신이 있다. 이탈리아 캡슐커피 1위 브랜드인 '라바짜(LAVAZZA)'다. 그는 기자에게 커피를 권하면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향은 크리마&아로마"라며 "고소한 곡물향과 달콤한 초콜릿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명 사장이 커피에 몰입한 것은 개인적인 기호가 아니라 사업 때문이다. 공중전화 부스관리 및 보수유지전문 기업인 KT링커스의 사업이 갈수록 쪼그라들자 새로운 비즈니스로 캡슐커피 사업을 개척한 것.그는 "지난해 4월 시작한 캡슐커피 유통사업이 1년이 지나면서 본궤도에 올라 올해는 매출 90억원(매출비중 10%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 KT에 입사한 명 사장은 파주전화국장,비서실장 등을 거친 정통 KT맨이다. 그가 KT 계열사인 KT링커스 사장에 취임한 것은 작년 2월.회사가 직면한 현실은 암울했다. 무선호출기 '삐삐'의 등장으로 1999년 전국곳곳에 56만대에 달했던 공중전화기는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8만대(3월 말 현재)로 감소했다. 연간 80만개가 팔렸던 공중전화카드도 최근엔 8만개로 줄었고,한때 7000억원에 달했던 매출도 지난해 8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내리막길을 걷던 KT링커스는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했다. 은행 현금자동입출기(ATM)와 공중전화를 결합하거나 전화 기능은 물론 교통안내,인터넷 서비스를 추가한 공중전화부스 멀티스테이션화 사업 등이 검토된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번번이 사업화에 실패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뒤따랐다. 3000명에 달했던 직원은 10년 새 2200명이 떠나고 800명만 남았다.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전국적인 조직망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직원들이 아침은 걸러도 원두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걸 눈여겨봤습니다. 이거다 싶었죠."
명 사장은 원두커피 유통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국내엔 생소한 프리미엄 캡슐커피사업이다.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식으로 생기고 있지만 가격 부담이 만만찮다는 점에 착안한 것.브랜드는 116년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의 라바짜를 들여왔다. 커피머신 한 대에 40만원대.캡슐커피 한 개는 880원이다. 캡슐커피 하나로 두 잔의 커피를 내릴 수 있다. 엷게 타면 4잔까지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다.
그는 "1년 새 5000대를 보급했는데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알뜰주부가 늘어 절반이 가정용으로 설치됐다"며 "KT 올레 잇터넷과 올레TV에 동시 가입하는 고객에게 캡슐커피머신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등 공동마케팅을 벌여 올해 보급 대수를 2만대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서울 한강로에 있는 명 사장의 사무실에도 캡슐커피머신이 있다. 이탈리아 캡슐커피 1위 브랜드인 '라바짜(LAVAZZA)'다. 그는 기자에게 커피를 권하면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향은 크리마&아로마"라며 "고소한 곡물향과 달콤한 초콜릿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명 사장이 커피에 몰입한 것은 개인적인 기호가 아니라 사업 때문이다. 공중전화 부스관리 및 보수유지전문 기업인 KT링커스의 사업이 갈수록 쪼그라들자 새로운 비즈니스로 캡슐커피 사업을 개척한 것.그는 "지난해 4월 시작한 캡슐커피 유통사업이 1년이 지나면서 본궤도에 올라 올해는 매출 90억원(매출비중 10%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 KT에 입사한 명 사장은 파주전화국장,비서실장 등을 거친 정통 KT맨이다. 그가 KT 계열사인 KT링커스 사장에 취임한 것은 작년 2월.회사가 직면한 현실은 암울했다. 무선호출기 '삐삐'의 등장으로 1999년 전국곳곳에 56만대에 달했던 공중전화기는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8만대(3월 말 현재)로 감소했다. 연간 80만개가 팔렸던 공중전화카드도 최근엔 8만개로 줄었고,한때 7000억원에 달했던 매출도 지난해 8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내리막길을 걷던 KT링커스는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했다. 은행 현금자동입출기(ATM)와 공중전화를 결합하거나 전화 기능은 물론 교통안내,인터넷 서비스를 추가한 공중전화부스 멀티스테이션화 사업 등이 검토된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번번이 사업화에 실패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뒤따랐다. 3000명에 달했던 직원은 10년 새 2200명이 떠나고 800명만 남았다.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전국적인 조직망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직원들이 아침은 걸러도 원두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걸 눈여겨봤습니다. 이거다 싶었죠."
명 사장은 원두커피 유통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국내엔 생소한 프리미엄 캡슐커피사업이다.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식으로 생기고 있지만 가격 부담이 만만찮다는 점에 착안한 것.브랜드는 116년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의 라바짜를 들여왔다. 커피머신 한 대에 40만원대.캡슐커피 한 개는 880원이다. 캡슐커피 하나로 두 잔의 커피를 내릴 수 있다. 엷게 타면 4잔까지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다.
그는 "1년 새 5000대를 보급했는데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알뜰주부가 늘어 절반이 가정용으로 설치됐다"며 "KT 올레 잇터넷과 올레TV에 동시 가입하는 고객에게 캡슐커피머신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등 공동마케팅을 벌여 올해 보급 대수를 2만대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