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안상수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키로 결정했다. 선거 패배로 지도부 책임론을 비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극약 처방을 내린 셈이다. 한나라당은 내주 새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뽑아 전당대회 전까지'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 나가기로 했다. 새 지도부를 뽑는 조기 전당대회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따라 당권 · 대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권주자로는 자천 · 타천으로 홍준표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과 김무성 원내대표,원희룡 사무총장,정몽준 전 대표,남경필 의원,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거론된다.

홍 최고위원이 선거 후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이날 서울 서초구 거주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서초포럼'에 참석,"대권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박 전 대표의 보완재이지,대체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권과 대권 사이에서 고민해 온 그가 대권 경쟁에서 박 전 대표를 지원하고,본인은 당권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나라당의 미래를 이끌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한다"며 "선출 당직자와 대선주자의 분리를 규정한 당헌 · 당규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에 나갈 당원은 대선 1년6개월 전 선출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을 풀어줘 대선주자들도 당권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는 내달 2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와 연계돼 있다. 안경률 의원이 선출되면 같은 부산 출신인 그에게는 지역안배 차원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권 도전 여부는 친이 성향의 원내대표 선출 여부와 향후 여권 내 권력분점 구도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과 김태호 당선자도 '세대교체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