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셔해서웨이는 워런 버핏의 유력한 후계자였던 데이비드 소콜 전 미드아메리칸에너지 회장이 내부 규정을 어기고 미국 윤활유 업체 루브리졸 주식을 매입해 이익을 얻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콜의 앞선 투자가 문제 없다던 버핏의 당초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28일 버핏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벅셔해서웨이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감사위원회는 "소콜이 벅셔해서웨이로 하여금 루브리졸을 인수하도록 오도했다"며 "소콜은 이 과정에서 내부자 거래로 이익을 취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벅셔해서웨이에서 화학업체 인수 업무를 맡고 있던 소콜은 올초 루브리졸 주식 100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이후 버핏에게 루브리졸 인수를 권유했으며 벅셔해서웨이는 지난달 13일 이 회사를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주가가 올랐고 소콜은 이 거래를 통해 300만달러의 평가차익을 남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소콜은 벅셔해서웨이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감사위원회는 "벅셔해서웨이는 법률적 규제보다 더 엄격한 내부거래 규정을 갖고 있다"며 "소콜이 법적인 책임은 없을지 몰라도 내부 규정을 어겨 사직했다"고 설명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소콜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보고서 발표로 소콜 전 회장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핏 회장은 소콜의 투자 문제가 불거졌을 때 "나와 소콜은 모두 주식 매입이 불법적이라고 느끼지 않았다"며 소콜을 옹호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