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근 2분기 동안 스타벅스가 거둔 실적은 매출과 수익 면에서 어느 때보다 좋았어요. 특히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 한국 시장에서는 앞으로 5년간 매장 수를 2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커피컴퍼니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28일 서울 덕수궁 정관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을 아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한국 내 매장 수는 339개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자서전'온워드(Onward)' 출간과 회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방한했다.

슐츠 회장은 "내년까지 커피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커피 생두 가격이 연일 올라 34년 만에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도 경기 침체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1만7000여개 매장 중 절반가량을 공항과 호텔,슈퍼마켓 등에 입점한 라이선스(위탁) 매장으로 운영하지만,한국에서는 100% 직영점을 고집하고 있다.

전 세계 250억달러 규모의 인스턴트(분말 형태로 물에 타 먹는 형태) 커피 시장에서 230억~240억달러를 미국 이외 지역,특히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슐츠 회장은 "18개월 전 선보인 인스턴트 커피 '비아'는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필리핀 등에 이어 2주 전 중국에 상륙했다"며 "이들을 연결해 보면 스타벅스가 향하는 행로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연내 한국에 들여올 것임을 시사했다.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인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미국 크래프트와 합작한 동서식품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 스타벅스가 뛰어들면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를 갖고 있는) 신세계와의 강한 파트너십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른 기업과 매장 수를 비교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고객이 원하는 혁신적인 가치를 더욱 확장해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스타벅스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하던 2008년 1월,8년 만에 CEO로 돌아온 슐츠 회장은 이번 자서전에 회사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 놓았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담았다. 미국 내 600개 매장을 폐쇄하고 550명의 직원을 해고한 구조조정을 포함해 신제품 출시,각종 신규 마케팅,물류 시스템 혁신 등으로 거둔 성과는 월가의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작년 10월3일로 끝난 스타벅스의 1년간 성적은 세계 총 매출 104억달러,영업이익 14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작년 9월까지 1년 동안 20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올 9월까지는 23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문혜정/조미현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