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 주택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이 올라 지방의 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지방의 집값은 수도권보다 낮은 데다 종합부동산세 대상(1주택 기준 9억원 초과)도 거의 없어 늘어나는 세금은 수만~수십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수도권은 공시가격이 하락했지만 세 부담 상한제 적용으로 작년에 내지 않은 일부 세금이 올해 부과돼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어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시 대상은 아파트 839만가구，연립 45만가구，다세대 149만가구，단독 397만가구 등 1430만가구다.


◆지방 세 부담 소폭 늘어날 듯

공시가격이 지난해 1억63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오른 부산 화명동 롯데낙천대 84㎡(이하 전용면적)의 보유세는 29만808원으로 지난해 27만6960원에 비해 5%가량 늘어난다. 공시가격은 16.6% 뛰었지만 집값이 비싸지 않아 0.1~0.25%의 낮은 세율과 세 부담 상한제가 적용되는 까닭이다.

세 부담 상한제는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보유세를 공시가격 3억원 미만은 전년 대비 5%,3억~6억원 10%,6억원 초과는 30% 이상 물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고가주택은 부담 늘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공시가격이 6억9300만원으로 지난해 7억2300만원보다 4.1%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는 182만1960원으로 지난해 193만3560원보다 5.8% 정도 감소한다.

서울 미아동 SK북한산 84㎡는 공시가격(2억5200만원)이 지난해보다 7.4% 하락해 보유세는 44만9280원으로 전년(50만2080원)보다 10.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가격이 오른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세 부담이 커진다. 공시가격이 9억400만원인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 84㎡의 경우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세 부담은 작년보다 5.2% 늘어난 261만6864원으로 추정된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135㎡ 역시 공시가격이 17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9% 올라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 730만5696원에서 올해 785만7120원으로7.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는 "올해는 공시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재산세나 종부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다만 종부세 대상에 편입되거나 작년 세 부담 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의 실제 세 부담 증가율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웃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재산세와 종부세 부과 때 적용하고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기준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작년 재산세는 공시가격의 60%,종부세는 80%였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