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균형이 손학규 대표로 급격히 쏠릴 것이다. "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8일 향후 손 대표의 당내 입지에 대해 "강력한 리더십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분당을 승리의 상징성과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당내에서는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면 손학규 간판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겠구나"하는 정서가 감지된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나 대권주자 가능성에 대한 일부 회의적 시각이 쏙 들어갔다. 예상보다 분당을 승리의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손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통큰 양보'와 분당을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전체 야권 내에서 강력한 구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뿐 아니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의 관계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대 비주류 모임인 쇄신연대는 다음달 3일 모임을 갖고 해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내달 13일 예정인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강봉균 유선호 김진표 의원 간 '손심'잡기 경쟁도 치열하다. 손 대표의 의중과 관계없이 이들은 제각기 손 대표와의 인연을 앞세워 20여명 안팎인 친 손학규계 의원들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당 안팎 역학구도의 변화를 감지한 손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승리에 절대 도취하지 말아야 한다"며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