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현대자동차와 하이닉스가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특히 현대차는 사상 최고의 깜짝 실적을 내놓아 주가가 7.3% 급등했다. 하이닉스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1.3% 올랐다.

◆'깜짝 실적'낸 현대차

현대자동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6% 증가한 1조827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연결실적을 발표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어난 18조23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0.0%로 전년 동기의 8.4%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해외법인의 지분법 평가 증가 등에 힘입어 각각 54.9%와 46.5% 늘어난 2조4646억원과 1조876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새로 바뀌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내수 · 수출 판매가 늘어난 데다 대당 판매 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1분기 차량 판매 대수는 91만9130대로 작년 1분기(84만2029대)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는 국내 생산 수출 24만3935대,해외 생산 판매 50만8531대 등 총 75만2466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11.6%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 내수 차량의 평균 판매가격은 2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 차량의 평균 판매가격이 1만5500달러로 14.3% 급등해 수익성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시장 평균 판매가격이 19% 상승한 데다 제네시스 에쿠스 등 중대형급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원화 강세와 미국 자동차 빅3의 영업력 회복 등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도 스마트폰 수혜

하이닉스도 스마트기기 열풍에 힘입어 양호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IFRS 기준 매출 2조7932억원,영업이익 32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6%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영업이익은 10% 늘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를 소폭 앞지른 수준이다. 순이익은 27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 줄었지만 전 분기의 9배 수준에 달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더뎌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소폭 늘었다. 회사 측은 "1분기 D램 가격의 약세가 지속됐고 세계 경제가 불확실했음에도 탄탄한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선방'에는 스마트기기와 고성능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효자 노릇을 했다. D램의 경우 스마트기기와 고성능 서버 등에 들어가는 비PC용 D램 매출량이 전체 D램의 70%를 차지했다.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늘린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비PC용 D램 비중은 2분기 70% 중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D램 출하량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평균 판매가격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30% 늘어나면서 판매가격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닉스 측은 현재 법인세를 면제받고 있는 데 대해 "내년에는 세율 17%로 과세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의 두 배 가까운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450원(1.33%) 오른 3만4350원에 마감,5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장진모/김유미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