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내내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영업이익이 2009년 3분기 이후 7분기만에 3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

하지만 2분기에는 반도체와 함께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통신이 더욱 선전하면서 4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6조9900억원, 영업이익 2조9500억원, 순이익 2조78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액은 11.67%, 영업이익은 2.12%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8.58% 감소했다.

이같이 실적이 감소한 것은 일본 지진, 중동 사태,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주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 반도체·휴대폰이 실적 방어

그러나 앞선 경쟁력의 반도체 부문과 예상보다 선전한 통신이 3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반도체는 비수기 속에서도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 9조18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7.86%.

D램의 경우 30나노급 공정 비중이 늘고 모바일.서버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강화했다. 낸드 플래시도 20나노급 공정 전환 가속화와 스마트폰, 태블릿, SSD 등의 수요가 견조해 수익성이 올라갔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으로 모바일향 AP, 고화소 이미지 센서 등 주요 제품을 포함해 전 제품군의 매출이 성장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선진시장 정체, 중국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패널 수요가 감소해 매출은 6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0.2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TV용 패널의 경우 수요가 전분기 대비 줄고, 판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고부가 제품인 LED TV 패널의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0% 후반대 이상 늘었다. 특히 태블릿 패널은 전분기 대비 30% 후반대의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통신 부문의 휴대폰은 1분기 실적으로는 최대치인 약 7000만대의 판매를 기록한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전분기 14%에서 18%로 늘어나 매출과 수익성 모두 호조를 보였다. 매출은 10조6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4300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이어가며 13.5%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은 갤럭시S를 중심으로 하이엔드부터 매스 모델까지 판매가 본격화돼 지난 분기 대비 16% 판매가 늘어나 평균판매단가(ASP)상승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외에서 LTE 사업이 확대되고 국내에서 3G망 업그레이드가 계속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는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TV와 IT 제품의 이익률 개선과 생활가전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13조5200억원, 영업이익 0.1조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업체간 경쟁 심화로 가격이 내려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흥시장에서 LED TV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20% 증가하는 등 LED TV와 3D TV 등 프리 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이익을 실현했다. 1분기 평판TV 판매량은 880만대를 기록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CIS, 중남미 등 신흥시장 판매 호조와 유럽지역에서의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 강화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 2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 회복…주가 회복은 5월 중순이후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영업이익 4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폰을 필두로 디스플레이와 TV 부문의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4조265억원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2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40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4조3000억~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HDD사업부 매각에 따른 변수는 있지만 비메모리 부문의 호조로 2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6000억원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통신도 1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며 "2분기 1조3600억원으로 추정해도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4조3000억~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 출시와 6월초부터 출시되는 갤럭시 탭시리즈로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경재력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품 부문에서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프리미엄급 제품 확대 등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는 2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5월 중순 이후에나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상무는 "2분기 실적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5월 중순 넘어가면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반도체와 통신이 리레이팅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