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가 국내 제약 · 바이오 기업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업체 휴온스가 내달 6일 판교 이노밸리(성남시 삼평동)로 사옥을 이전하는 데 이어 27일엔 신신제약이 코리아바이오파크에 입주한다. 앞서 SK케미칼은 작년 11월 경기 수원을 떠나 판교에 친환경 기술을 결집시킨 '에코 랩(Eco Lab)'을 완공하고 새 둥지를 틀었다. SK케미칼이 입주한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파스퇴르 연구소,한국바이오협회 등 바이오업체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어서 향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휴온스는 이노비즈협회 회원사 50여개와 공동 출자해 판교테크노밸리에 이노밸리 클러스터를 조성,이 가운데 1384평을 확보해 수원의 성균관대에 있던 연구소와 금천구 본사를 통합 이전한다. 휴온스는 2009년 제천 신공장 완공에 이어 본사 · 연구소의 통합 이전을 계기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무방부제 1회용 인공눈물 개발에 성공,안과전문 세계 1위 기업인 알콘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휴온스는 최근 조루증치료제 임상 2상을 끝내고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이노밸리와 판교로를 사이에 두고 건립된 코리아바이오파크도 제약 · 바이오 단지로 급성장할 요충지다.

대화제약화일약품 · 신신제약 등이 입주할 예정인 코리아바이오파크에는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 22개 제약 · 바이오업계들이 5월 중순께 일제히 입주한다. 이곳에 들어서는 바이오업체 가운데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슈퍼세균 박멸을 위한 신개념 항생제의 임상승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또 대화제약은 '파스'로 불리는 국내 제약사의 패치형 의약품 중 70%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삼양그룹도 최근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1200억원을 투자해 의약 · 바이오 연구 · 개발(R&D)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은 내달 초 경기도와 R&D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삼양은 R&D센터 건립 부지가 확정되면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의약 · 바이오 연구부문을 통합해 판교에서 유전자 및 항암제 신약 개발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판교는 아니지만 수도권 인근에 연구소를 이전하거나 건립을 추진하는 대형 제약사들도 눈길을 끈다.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은 기존 용인연구소 바로 옆에 새로운 연구소를 추가 건립하고 5월 중순께 준공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들이 연구소를 신규 건립하거나 수도권 인근으로 옮겨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