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도 분담금이 예상보다 늘어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신축 후에도 가구수가 늘어나지 않는 '1 대 1' 재건축 단지들이 늘면서 이런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강변 최초로 50층 이상 최고층 재건축을 허용받은 이촌동 렉스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기존 132㎡형에서 165㎡형으로 옮겨가려면 5억4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분담금 폭탄과 평형 배정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면 분담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지 지분이 넓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5층짜리 저층 단지에서도 분담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서울 가락시영은 당초 계획보다 분담금이 30~590% 늘어난 탓에 2008년부터 3년째 조합과 비대위가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조합은 수익성을 높이려고 종 상향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최근 사실상 불가를 통보,조합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종 상향을 추진 중인 둔촌주공도 비슷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용적률이 낮아져 조합원 부담은 커진다.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개포지구 저층 단지의 상당수도 사실상 1 대 1 재건축이어서 예상 분담금이 높게 나왔다. 개포주공1단지 42㎡형을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5㎡형에 입주하려면 2억1000만원을 내야 한다. 현재 시세 8억원 안팎을 감안하면 10억원에 아파트를 사는 셈이 된다.

이런 이유로 개포동 저층단지 가격은 지구단위계획 확정 이후 가격이 떨어졌다. 8억1000만원 수준이던 개포주공1단지 42㎡형은 계획 확정 직후 8억3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7억8500만원대로 낮아졌다. 다만 반포 · 고덕동 일대 저층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분담금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5층짜리 저층 단지의 재건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재건축 시장은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중층단지가 주도할 것"이라며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 증액 가능성이 큰 만큼 최대한 빨리 재건축을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