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엄마가 된 어릴 적 소꿉놀이 할 때 항상 내 짝이었던 민선이… 지금의 모습만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잊지 못할 내 첫사랑 미혜… 맨날 나가던 동창회 모임에 빠지기 시작하면 하이모(모임편)'(오른쪽)

제32회 제일기획 광고대상 작품 부문 대상을 수상한 신유희 씨(24 · 왼쪽)는 29일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기보다 진심이 담긴 광고를 만들고 싶다"며 "탈모가 시작된 중년 남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이미지가 아닌 스토리텔링을 광고에 접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 빠지기 시작하면'이란 제목으로 가발업체 하이모의 인쇄광고 2편을 출품했다. 탈모로 고민하는 중년 남성의 사소하지만 일상적인 고민을 담아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고려대 건축학과 5학년(건축학과는 5년제)에 재학 중인 신씨가 광고에 관심을 두었던 이유는 뭘까. 그는 "건축과 광고 모두 대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해결책을 내는 과정을 거친다"며 "건축은 거주가 목적이어서 기능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데 비해 광고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 제한이 없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1978년에 시작한 제일기획 광고대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생 공모전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상패와 증서뿐 아니라 제일기획 하계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부터는 대상과 금상 수상자 13명 중 4명을 선발해 칸 국제광고제 '로저 해추얼 아카데미'와 스파익스 아시아 광고제 '스파익스 아카데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두 아카데미는 광고제 기간에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이 제작,기획 등 광고 전반을 교육받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을 받은 뒤 해외 연수 대상자를 선발하는 면접을 본 신씨는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광고를 주제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휴학 중인 그는 "광고회사에 입사할 계획"이라며 "기획과 제작 모두를 아울러 총괄하는 광고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