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중앙해양안전심판원(원장 임기택)은 추천항로를 따라 항해하는 선박은 안전통행을 위해 추천항로의 오른쪽으로 항해해야 한다고 1일 판시했다.이번 판시로 그동안 추천항로가 권고적 성경의 항로이므로 오른쪽·왼쪽 구분없이 자유롭게 항해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주장에 확실한 유권해선을 내려졌다. 따라서 앞으로 선박의 통항항전과 교통질서확립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추천항로(推薦航路)는 특별한 법적근거 없이도 선박의 교통질서 확립과 선박 통항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권고하는 항로로, 해도에 점선 또는 실선으로 침로(선박이 진행하는 길)와 함께 표시한다.

이번 판시는 지난해 2월10일 오전 4시55분께 짙은 안개로 시계가 매우 제한된 완도군 남단 약 1.3마일 해상의 추천항로 구간에서 발생한 선박충돌사건에 대한 결과다.이날 군산항에서 광양항으로 향하던 화물선 A호가 맞은편에서 추천항로의 왼편으로 항해하던 중국 국적의 냉동운반선 B호와 충돌했다.A호는 경미한 굴곡손상을,B호는 침몰후 인양됐다.

심판원 측은 “추천항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천항로의 우측으로 항해하는 것이 항해자의 일반적인 관행이고, 오랜 경험과 전통으로 확립돼 현실적으로 해기사의 칙임과 의무로 이를 준수해야 한다”며 “모든 선박은 추천항로의 우측으로 안전거리 만큼 떨어져 항해하는 것이 선원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