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셧다운제 도입은 게임산업 지속성장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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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허원순 지식사회부장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61 · 사진)은 부처의 현안과 중장기 정책 방향에 대해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셧다운제와 양성평등 문제 등 민감한 당면 이슈에서는 힘주어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백 장관은 셧다운제 도입을 비판하는 게임업계에 대해선 강한 어투로 반박했다. 그는 셧다운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여성가족부 청사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거듭 "셧다운제의 취지는 게임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게임업계도 반발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됐던 셧다운제가 담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심야시간(밤 12시~오전 6시)에 인터넷게임을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원안보다 후퇴한 것이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적용 대상 연령이 고등학생을 포함한 19세 미만이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휴대폰 등으로 많이 하는 모바일 게임이 바로 적용되지 않고 2년간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한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
▼하지만 셧다운제가 게임산업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란 우려도 높은데요.
"셧다운제 도입은 게임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육성코자 하는 목적입니다. 식품이나 약품은 조금만 부작용이 있어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게임은 왜 지적하지 않습니까. 게임 중독으로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데 왜 이런 부작용은 외면합니까. 게임업체도 게임 중독에 따른 부작용이 많다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게임이 한국 대표산업으로 가기 위해선 이런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업계도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
▼2010년 여성 인력 패널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인력들의 처우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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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직장 여성 인력들의 처우가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이 줄어드는 유리천장 현상은 여전합니다. 현재 정부 내 고위공무원단의 여성 비율은 3.4%에 불과합니다.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하는 데,특히 승진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직장의 문화가 변해야만 합니다. "
▼직장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산업화 시대처럼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남녀를 막론하고 가정생활도 충실히 하길 원합니다. 젊은층의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윗사람들이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더 전향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때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일에 대한 집중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입니까.
"직장에서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부부가 같이 맞벌이를 하며 살 수 있을 정도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체 인력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할 때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 인력 풀을 마련해야 합니다. 업무에 맞는 훈련을 시켜 정부나 기업에서 언제든지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대체 인력 풀을 운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제도 역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좋은 제도이지만 일선 기업들 입장에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제도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직원들의 만족감도 높아지고,이에 따라 경영 성과도 좋아집니다. 성과를 내는 외국계 기업만 보더라도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고,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입니다. "
정리=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