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경제] 역외 선물환 시장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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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세력 달러 팔면…금융사 '헤지거래' 나서 환율하락으로 이어져
정부는 최근 원 · 달러 환율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대규모 달러 매도를 지목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오는 6일까지 국내 은행 2곳과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 2곳의 NDF 거래 현황에 대해 특별검사를 한다.
NDF는 홍콩 싱가포르 등에 개설된 선물환 시장으로 흔히 '역외세력'이라 불리는 외국 금융회사와 국내 은행 간의 외환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 금융사는 NDF 시장의 선물환 매매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순한 헤지 차원을 넘어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급증,환율 변동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NDF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4억1000만달러로 국내 현물환 시장 거래 규모(82억2000만달러)의 66%에 달했다. NDF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역외세력이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원 · 달러 환율은 역외세력이 달러를 팔면 하락하고 달러를 사면 상승하는 흐름을 반복해 왔다.
역외세력이 7000만달러 규모의 선물환을 순매입한 지난 2월 원 · 달러 환율은 월말 종가 기준 1128원70전으로 전월 말(1121원50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 3월 역외세력이 53억1000만달러의 순매도로 돌아서자 환율은 월말 종가 1096원70전으로 한 달 만에 32원 급락했다. 역외세력이 100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달 말 환율은 1071원50전으로 25원20전 추가 하락했다.
역외의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거래 상대방인 국내 금융사가 헤지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역외세력이 선물환을 팔면 이를 사들인 국내 금융사는 선물환 매입 초과 상태가 돼 환율 하락시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내 금융사는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입하는 시점에 현물환을 매도한다. 국내 금융사의 현물환 매도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역외세력은 글로벌 투자은행 등 국제 금융시장의 주도세력"이라며 "역외의 움직임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국내 은행들도 역외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NDF는 홍콩 싱가포르 등에 개설된 선물환 시장으로 흔히 '역외세력'이라 불리는 외국 금융회사와 국내 은행 간의 외환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 금융사는 NDF 시장의 선물환 매매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순한 헤지 차원을 넘어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급증,환율 변동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NDF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4억1000만달러로 국내 현물환 시장 거래 규모(82억2000만달러)의 66%에 달했다. NDF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역외세력이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원 · 달러 환율은 역외세력이 달러를 팔면 하락하고 달러를 사면 상승하는 흐름을 반복해 왔다.
역외세력이 7000만달러 규모의 선물환을 순매입한 지난 2월 원 · 달러 환율은 월말 종가 기준 1128원70전으로 전월 말(1121원50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 3월 역외세력이 53억1000만달러의 순매도로 돌아서자 환율은 월말 종가 1096원70전으로 한 달 만에 32원 급락했다. 역외세력이 100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달 말 환율은 1071원50전으로 25원20전 추가 하락했다.
역외의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거래 상대방인 국내 금융사가 헤지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역외세력이 선물환을 팔면 이를 사들인 국내 금융사는 선물환 매입 초과 상태가 돼 환율 하락시 손해를 볼 수 있다. 국내 금융사는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입하는 시점에 현물환을 매도한다. 국내 금융사의 현물환 매도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역외세력은 글로벌 투자은행 등 국제 금융시장의 주도세력"이라며 "역외의 움직임은 글로벌 자금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국내 은행들도 역외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