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당산동 영등포 보건소는 오래된 건물 외관에 비해 실내는 깔끔한 시설로 꾸며져 있었다. 안내 데스크에 "복통 때문에 왔다"고 하자 2층 외래진료실로 안내한다. 간단한 접수 절차를 마치고 3분 정도 대기한 뒤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비는 1100원.

보건소에선 감기 · 배탈 같은 가벼운 병부터 고혈압이나 신경통 · 관절염 등 만성병의 진료,산부인과까지 민간 병원보다 훨씬 싸게 진료받을 수 있다. 보건소 진료의 본인 부담액은 500~1600원(일반 진료) 정도로 동네 의원의 절반 이하다. 보건소 운영에 건강보험료 외에도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의 예산이 일부 지원되기 때문이다. 또 서울 시내 보건소들은 1차 진료기관 개념을 넘어 다양한 건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보건소에선 BCG(결핵) · B형간염 · 폴리오(소아마비) 등 영 · 유아를 위한 필수 예방 접종 8종이 모두 무료다. 일반 병원에서 이런 예방접종을 하려면 몇십만원의 비용이 든다. 신생아부터 60개월 이하 영유아들의 진찰,신체검사,발달평가 등 건강검진도 무료다.

일부 보건소는 금연클리닉도 운영한다. 금단증상 및 대처요령과 금연보조제 사용방법을 가르쳐주고 금연보조제도 무료로 제공한다. 또 강남구 보건소는 다이어트를 위해 식습관 개선,운동처방 등을 해주는 맞춤형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방치료와 물리치료실도 인기다. 이처럼 각 자치구 보건소가 무료 건강 프로그램에 시설까지 개선하자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뜸 치료 등 무료 프로그램을 마련한 중구보건소는 2009년 하루 평균 이용객이 382명이었지만 올해는 하루 평균 850여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