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00억원대 선물투자 손실 논란에 대해 "개인적인 일"이라고 짤막하게 해명했다.

중국과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밤 귀국한 최 회장은 서울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한테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물 투자로 손실을 입은 것이 맞느냐''손실 규모가 얼마냐''자금 출처는 어디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공금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만 "제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되풀이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최 회장은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13일 출국한 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거쳐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투자문제를 협의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법 통과가 늦어지며 증권 지분을 처리해야 하는 SK그룹이 테마섹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돈다"며 "테마섹 입장에선 SK와 우호 관계를 맺는 것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선물 투자로 10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개정안 처리가 6월 국회로 넘어가며 일반지주사의 금융 자회사 소유 금지 조항을 어기게 되면서 2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SK㈜의 자회사 SK네트웍스SKCSK증권 지분 30.4%를 갖고 있다.

조재희/김동욱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