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의 차입금이 70조원을 넘어서면서 3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자를 내야 하는 차입금이 전체 부채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286개 공공기관의 차입금은 모두 70조7천684억원으로 2009년의 63조784억원보다 12.2% 늘었다. 공공기관의 차입금 규모는 2007년에는 28조3천400억원에 그쳤으나 2008년부터 에너지요금 인상 억제와 혁신도시, 보금자리,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라 3년 만에 무려 149.7% 급증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총부채도 2007년 249조3천억원에서 2010년 386조6천억원으로 55.0% 증가했다. 부채 가운데 매입채무나 선수금 등은 매출채권과 미수수익, 선급금 등의 자산과 대응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 하지만 금융비용이 들어가는 차입금이 총부채보다 빠르게 늘어 재무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된다. 공공기관 가운데 공기업(27개)의 차입금은 지난해 51조5천976억원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공기업의 차입금은 2007년에 25조2천210억원이었으나 3년만에 104.5% 급증했다. 기관별 지난해 차입금 규모를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조6천6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LH는 총부채도 125조5천억원으로 공기업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입금을 포함한 금융부채는 90조7천억원에 이른다. 이어 '든든학자금' 등 학자금대출을 해주는 한국장학재단이 8조3천587억원, 한국전력이 8조2천58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전의 차입금은 2007년에 4조3천145억원이었으나 2008년 고유가와 경제위기로 요금인상이 억제되면서 3년 만에 91.4% 급증했다. 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지난해 차입금이 6조5천732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2007년 1천264억원의 50배가 넘는 규모다. 4대강 사업을 맡은 수자원공사도 2007년에는 차입금이 없었으나 지난해는 4조7천255억원으로 불었고 가스공사 역시 지난해 4조3천227억원으로 2007년보다 180% 급증했다. 이밖에 도로공사(4조2천억원), 철도공사(2조605억원), 한국수력원자력(1조7천852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1조7천772억원) 등도 차입금이 1조원을 넘겼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