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1등 당첨자들의 절반가량은 재미삼아 복권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꿈'을 꿔서 로또를 구입한 뒤 1등에 당첨된 사람 중 39%는 조상 꿈이었다. 또 자동 번호선택으로 당첨복권을 구입했다는 사람이 61%에 달했다.
2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 등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로또 1등 당첨자 291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47명을 당첨금 수령현장에서 구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1등 당첨자 가운데 43%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재미 삼아' 로또복권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거액의 당첨금을 기대하며' 복권을 샀다는 사람은 21%, '좋은 꿈을 꿔서' 구입했다는 사람은 17%였다.
1등 당첨자의 꿈 가운데는 조상 꿈이 39%로 가장 많았다. 재물 관련 꿈 12%, 돼지꿈 등 행운의 동물이 등장하는 꿈 10%, 물 또는 불이 나오는 꿈 8%, 숫자 꿈 8% 등의 순이었다.
1등 대박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당첨자들은 조금씩 꾸준하게 자동 번호 선택으로 로또를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주일에 1번 이상(77%) 구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한 달에 1~2번 이상(9%) 구입했다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복권 구매기간은 1년 이하에서 10년 이상까지 고른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로또복권 초기부터 10년 정도 꾸준히 구매했다는 응답이 31%로 가장 많았다.
복권 구입비용은 1회에 1만원 이하(46%)가 제일 많았고 5만원 이하라는 답변도 33%를 차지했다.
1등 당첨자의 과반수인 61%는 당첨복권의 여섯 개 번호를 자동으로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꿈에서 본 숫자나 가족의 생일 등을 조합한 숫자로 직접 선택했다는 응답은 38%였다.
한편 지난해 로또 복권의 최고 당첨금(세전)은 117억원이었고 최저당첨금은 5억6000만원이었다. 평균 당첨금은 29억3000만원이다.
응답자의 91%는 당첨금액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서울·인천·경기 등 일부 수도권 당첨자들은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한 경우도 있었다.
당첨금으로는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는 의견이 29%로 가장 많았다. 예금 등 재태크에 활용하겠다(23%), 대출상환(20%), 부모님이나 가족을 돕겠다는 의견(18%), 사업자금 활용(8%) 등이 뒤를 이었다.
당첨자 대부분(98%)은 일시불 지급을 택했고 연금식 지급을 선택한 사람은 2%에 그쳤다.
1등 당첨자의 42%는 당첨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겠다는 응답도 30%나 됐다. 당첨금을 수령한 뒤에도 현재 직장에 계속 근무하겠다는 응답은 93%에 달했다.
1등 당첨자들의 소득 수준은 월 200만~300만원이 42%였고 학력은 고졸 이하가 52%, 대학교 이상이 48%로 나타났다.
복권위는 "당첨자들은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자녀의 교육비 등 생활비 지출이 많은 30~40대 기혼남성들이 대부분으로 서울, 경기, 부산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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