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5월, 코스피지수 상승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4% 뛴 것으로 집계됐다. 화학과 자동차 등 주도업종의 강세가 뒷받침되면서 지수는 장중 2230선으르 돌파, 신천지를 개척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도업종들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지수는 힘이 부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달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구간에서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 삼성 솔로몬 신한 우리 토러스 한국 한양 현대 HMC IBK KTB 등 12개 국내 증권사의 5월 코스피지수 전망 상단 평균치는 2292 수준으로 지난달 29일 종가(2192.36) 대비 상승 여력이 채 5%에도 못 미친다.

다만 크게 밀리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단 평균치는 2109 수준에 불과했고, 2000선 아래로 밀릴 것이라고 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번달에도 코스피지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과 주도주 추이에 증권업계의 관심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가 해외증시와 비교해 여전히 할인된 상태는 맞지만 금융위기 이후 PER(주가수익비율) 11배 내외에서 코스피지수가 그리 오래 머물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 증시 수준이 마냥 싸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고속은 아니지만 시장이 순항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한국 증시는 고평가된 상태"라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유동성 흐름이 약화될 가능성을 전제로 할 경우, 밸류에이션은 향후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자동차와 화학은 잠시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강세를 연출한 주도주의 경우 생산시설 전량 가동에 따른 외형확대 및 수익성 개선 효과가 1년 넘게 주가에 반영됐다"며 "주도주가 쉬는 과정에서 또 다른 주도주가 부각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시장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단기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 업종은 2분기 이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고, 은행권에서 4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보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을 인수한다면 추가적인 악재는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 화학, 자동차·부품 업종의 '비중 확대' 의견은 유지하되 추가적으로 은행 업종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은 "이번달 주도주 지위가 화학과 자동차 외에도 IT(정보기술) 업종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기대할 만 하다"며 "미국 S&P(스탠더드앤푸어스)500 소매유통업종 지수가 2007년 전고점을 돌파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국내 IT업종 주가와 미국 소매유통업종 주가가 유사한 궤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모멘텀(상승요인)을 바탕으로 주도업종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IT(정보기술)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그 동안의 부진에 따른 상대적 선전이나 사이클한 측면에 근거하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현 주도업종의 강세는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이외에 스토리와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어 에너지, 화학 등 주도업종들이 그 지위에서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