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출범부터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준 프로야구는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타가 있는 곳에 팬이 있었고,팬의 응원을 받고 스타는 탄생했다.

◆불사조 박철순의 22연승

박철순은 미국 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다가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한국에 와 22연승이라는 신화를 이룩했다. 36경기에 등판해 24승4패7세이브,방어율 1.84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소속팀 OB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허리와 아킬레스건 등에 잦은 부상을 입었으나 그때마다 재기에 성공해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고 1996년까지 프로야구 초중반기를 이끌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정교한 타격을 인정받았던 백인천은 1982년 한국으로 건너와 MBC의 감독 겸 선수로 뛰면서 타율 0.412라는 깨지지 않는 기록을 남겼다. 이 타율은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깨기 힘든 기록으로 여겨진다.

◆선동열 vs 최동원

'국보급 투수' 선동열(당시 해태)과 '한국시리즈 4승 투수' 최동원(당시 롯데)의 맞대결도 1980년대 프로야구 최대 이벤트였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광속구와 낙차 큰 커브로 상대팀 타자들을 압도했던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내며 '무쇠팔'로 공인받았다. 선동열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를 요리하며 프로야구 역대 최고 투수로 인정받은 선수다.

◆장종훈 40홈런…이승엽 50홈런

40홈런의 새 시대는 '연습생 신화' 장종훈(당시 빙그레)이 열었다. 정식 계약을 못해 연봉 600만원 연습생으로 출발했던 장종훈은 1990년 28개,1991년 35개,1992년 41개의 홈런을 만들어내며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 '라이언 킹' 이승엽(현 오릭스 · 전 삼성)이 거포의 계보를 이었다. 이승엽은 1999년에는 54개의 홈런을 때려 50홈런 시대를 열었고 일본 진출 전 마지막으로 뛰었던 2003년에는 56개의 홈런을 제조해내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투수 3관왕 류현진…타격 7관왕 이대호

류현진(한화)은 2006년 입단하자마자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투수 3관왕을 이룩했다. 그해 사상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와 신인상도 석권하며 '괴물'이란 별명을 얻었다. 특히 입단 이후 2008년을 제외하고 네 차례 삼진 1위 타이틀을 가져가며 '닥터 K'로 입지를 굳혔다.

이대호(롯데)는 지난해 타율 0.364에 44홈런,133타점을 올리며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달성했다. 타격 7관왕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기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