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엔 글로벌 선재업체인 일본 오엔드케이가 벤치마킹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세아특수강이 그들보다 2배 이상 생산하는 최대 선재회사가 됐습니다. 지금은 고객사가 모두 국내 기업이지만 이제 세계로 무대를 넓혀 '글로벌 부품 소재 종합 기업'으로 도약할 차례입니다. "

유을봉 세아특수강 대표(56 · 사진)는 2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도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지난해 제시한 중장기 비전인 '2014년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세아특수강은 작년 말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며,이달 중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밟아 다음달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유 대표는 "IPO를 통해 404억원가량을 조달하면 시설투자에 204억원을 사용하고,나머지 200억원으로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 비율을 150%에서 90% 낮추겠다"고 말했다.

세아특수강은 1986년 설립된 창원강업이 전신으로,세아제강이 1988년 인수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자동차,전자기기,기계,선박의 핵심 부품인 볼트와 너트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냉간압조용선재(CHQ WIRE)와 마봉강(CD BAR),스테인리스봉강(STS BAR)이 주요 생산품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로 만도,태양금속,풍강,영신금속 등이 주요 고객사다. 작년 매출은 5272억원.2001년에 비해 5배 성장했다.

유 대표는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 특성상 외환위기 이전까지 업계 후발주자로 머물렀다"며 "극동금속을 합병하고,모든 기업이 투자를 동결했던 외환위기 때부터 수소벨로(품질 균일화 장비),자동화 산세 설비(불순물 제거 설비) 등 차별화된 시설 투자를 통해 품질력을 대폭 향상시켜 확고한 업계 1위 입지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만도와 공동으로 자동차 조향장치 부품인 랙바용 비조질강 선재 개발에 착수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포스코 및 해외 주요 기업으로부터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시장지배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자동차 관련 제품 비중을 70%에서 60% 선으로 낮추고,산업기기 15%,전자 20%,기타 5% 등으로 다각화해 특정 산업의 경기 영향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유 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선재산업은 원자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급받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세아특수강은 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7년 포스코와 합작으로 설립한 포스세아선재유한공사를 통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는 "중국산업이 아무리 급성장해도 볼트,너트처럼 소량 다품종 생산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가격 대비 품질과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업체들이 확고한 경쟁력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포스세아선재유한공사는 2008년 1억5000만원이던 매출이 2009년 210억원,작년에는 43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3억원과 17억원으로 중국 진출 1년6개월 만에 흑자를 냈다. 유 대표는 "중국 자동차 수요 급증에 따라 베이징 근방에 공장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