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 김양 부회장,김민영 부산저축은행 대표의 개인적 '모럴 해저드'도 수사 결과 여실히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순환출자구조를 이용해 5개 저축은행을 지배하면서 은행 예금을 개인 금고처럼 사용했다. 2009~2010년 부산 · 부산2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만 해도 4000억~9000억원(그룹 전체 순손실 1조6872억원)에 달해 배당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이들은 분식회계를 통해 두 은행이 860억~2800억원의 흑자를 실현한 것처럼 가장해 대주주 경영진 4명이 1년간 63억원을 배당받아갔다. 2005~2010년 사이 부산 · 부산2저축은행에서 6년간 배당된 640억원 중 51.4%인 329억원도 박 회장 등 대주주 경영진의 몫이었다. 이 기간 중 대주주 경영진들은 연봉 및 상여금을 총 191억원(1인당 12억원)씩 챙겼다.

박 회장의 경우 부산 · 부산2저축은행에서 제3의 업체에 200억원을 대출해 주도록 지시한 다음,대출금 중 44억5000만원을 횡령해 개인빚 탕감에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박 회장 등 대주주 경영진들은 영업정지 전 개인재산 보전에 급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영업정지 며칠 전부터 부산 · 중앙부산저축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부인 명의 정기예금 1억7100만원을 중도 해지해갔다.

영업정지 후에도 이들은 '기민하게'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영업정지 다음날 자신 명의의 임야에 친구 명의를 빌려 10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했고,김 부회장은 주식계좌에서 수억원을 인출해 친척에게 은닉했다. 또다른 임원은 자신 명의의 임야를 부인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손해배상 소송을 대비한 재산은닉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