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복수노조시대] (下) 막무가내식 노동운동은 퇴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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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풀어야할 4대 쟁점
변화 예고되는 노동현장
정치ㆍ이념투쟁 설자리 잃어
'산별' 줄고 기업별 노조 증가 예상
변화 예고되는 노동현장
정치ㆍ이념투쟁 설자리 잃어
'산별' 줄고 기업별 노조 증가 예상
복수노조 시행으로 노동현장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여러 노조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서 노노갈등이 심해지고 노사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노조가 하나 있을 때는 좋든 싫든 집행부가 이끄는 대로 쫓아갔으나 앞으로 복수노조 시대에는 노조원이 좋아하는 노조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노동 전문가들은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중장기적으로 강성노조가 퇴조하고 온건노조가 득세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의 노동운동도 1970년대 중반까지 강경세력인 총평이 주도해왔으나 정치투쟁,이념투쟁에 싫증이 난 조합원들이 온건노선을 선호하면서 노사관계가 안정세로 돌아섰다.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노조권력은 조합원 지지를 받지 못해 뿌리내리기 어렵게 된다. 최근 강성 노동운동을 펼쳤던 노조들이 잇따라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있는 것도 현장 노조원들의 정서가 어디에 있는지를 반영한 것이다.
강성노조가 많은 자동차 협력업체들은 원청업체로부터 노사안정을 강요받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일으키면 원청업체로부터 납품이 거절된다. 조합원들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강성노조 대신 온건노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평가 때 노사관계의 배점이 큰 공기업 역시 경영진은 온건노조를 지지한다. 최근 '섬김의 노동운동'을 기치로 내건 제3노총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정치투쟁,이념투쟁을 벌여온 기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교섭창구 단일화가 의무화되면서 노조 형태도 산별중심에서 기업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단위를 중심으로 노사교섭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장을 벗어난 산별노조 활동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은 사용자 쪽으로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노조를 앞두고 많은 기업들이 노무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사용자의 이러한 행태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생산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노조는 결국 노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를 사용자한테 제공함으로써 노사관계 안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회사 측이 노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회사 간부가 회유한 센트랄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고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에서 노조원 970여명이 집단으로 탈퇴한 동서발전은 부당노동행위 시비가 있었다. 복수노조 초기에는 현장이 다소 혼란을 겪겠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노사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노동 전문가들은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중장기적으로 강성노조가 퇴조하고 온건노조가 득세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의 노동운동도 1970년대 중반까지 강경세력인 총평이 주도해왔으나 정치투쟁,이념투쟁에 싫증이 난 조합원들이 온건노선을 선호하면서 노사관계가 안정세로 돌아섰다.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노조권력은 조합원 지지를 받지 못해 뿌리내리기 어렵게 된다. 최근 강성 노동운동을 펼쳤던 노조들이 잇따라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있는 것도 현장 노조원들의 정서가 어디에 있는지를 반영한 것이다.
강성노조가 많은 자동차 협력업체들은 원청업체로부터 노사안정을 강요받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일으키면 원청업체로부터 납품이 거절된다. 조합원들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강성노조 대신 온건노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평가 때 노사관계의 배점이 큰 공기업 역시 경영진은 온건노조를 지지한다. 최근 '섬김의 노동운동'을 기치로 내건 제3노총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정치투쟁,이념투쟁을 벌여온 기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교섭창구 단일화가 의무화되면서 노조 형태도 산별중심에서 기업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단위를 중심으로 노사교섭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장을 벗어난 산별노조 활동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은 사용자 쪽으로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노조를 앞두고 많은 기업들이 노무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사용자의 이러한 행태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생산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노조는 결국 노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를 사용자한테 제공함으로써 노사관계 안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회사 측이 노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회사 간부가 회유한 센트랄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고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에서 노조원 970여명이 집단으로 탈퇴한 동서발전은 부당노동행위 시비가 있었다. 복수노조 초기에는 현장이 다소 혼란을 겪겠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노사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