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수년내 강세 전환…金보다는 부동산ㆍ기업에 투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인터뷰
"美 3차 양적 완화 가능성 그리 많지 않아
한국 기업 성과 뛰어나 주가 상승세 지속"
"美 3차 양적 완화 가능성 그리 많지 않아
한국 기업 성과 뛰어나 주가 상승세 지속"
'월스트리트의 소방수' 혹은 '최후의 승자'.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 회장(55)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월스트리트가 2008년 갑작스레 닥쳐온 금융위기로 휘청이고 있을 때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WaMu)을 인수하며 단숨에 JP모건을 업계 최고 위치로 끌어올렸다.
그가 2년6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다. 아시아 순방의 첫 기착지였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2,3년에 한 번씩 아시아 지역을 한 바퀴 도는데 그 일환"(임석정 한국JP모건 대표)이라는 설명이다. 2박3일의 짧은 방문 기간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과 면담했다.
기자는 그를 지난 2일 잠시 만났지만 긴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아쉬워하는 기자에게 다이먼 회장은 '호텔로 찾아오면 잠시 시간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분초를 다투며 사는 굴지의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선 드문 일이다. 3일 아침 하얏트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위기는 끝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칠 때부터 지금까지 다이먼 회장은 월스트리트의 거두 중 한 사람으로서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등에 대한 구제금융에 깊게 관여했다. 그가 가진 정보들은 세계 최고급이다.
그에게 '금융위기는 끝났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위기는 끝났다(Crisis is over)"고 답했다. 잠시 간격을 두고 그는 웃으며 "음,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경제 상황이 분명히 좋아지고 있고,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규모는 작년에 16% 성장했고,고용률도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의 데이터를 보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지 않은 가구가 30%에 이르고,모기지를 갖고 있는 가구 중 90%가 제때 원리금을 납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대량으로 시장에 푸는 제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no high chance)"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굳이 양적완화를 통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려 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이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등급(A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 그는 "진짜로 S&P가 등급을 낮추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S&P의 이번 보고서는 미국 경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기보다는 재정지출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더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弱)달러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앞으로 3년 정도를 내다봐달라는 주문도 함께 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크고,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eventually) 흐름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시기가 수년 내 다시 오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의 이런 판단은 미국 경제의 영향력에 대한 자신감과 관련돼 있다. 그는 작년 말 사업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앞으로도 지구 최강의 지위(the mightiest economic machine on this planet)를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 "가격 민감한 금엔 투자 않는다"
워런 버핏은 최근 오마하에서 열린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금에 투자하지 말라"고 했다. 이미 많이 오른 데다, 앞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품에 가격 상승만 기대하고 투자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다이먼 회장은 "나도 버핏의 말에 동의한다"고했다. 그는 "금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지금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처럼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상품에 투자
하기보다는 부동산을 사거나 기업을 사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라고 했다.
유가의 향방을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금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빙그레 웃으며 "한국 기업들의 성과가 무척 뛰어나다"며 "앞으로 한국 주식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는 다음 기착지인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전세기가 대기중인 김포공항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 회장(55)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월스트리트가 2008년 갑작스레 닥쳐온 금융위기로 휘청이고 있을 때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WaMu)을 인수하며 단숨에 JP모건을 업계 최고 위치로 끌어올렸다.
그가 2년6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다. 아시아 순방의 첫 기착지였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2,3년에 한 번씩 아시아 지역을 한 바퀴 도는데 그 일환"(임석정 한국JP모건 대표)이라는 설명이다. 2박3일의 짧은 방문 기간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과 면담했다.
기자는 그를 지난 2일 잠시 만났지만 긴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아쉬워하는 기자에게 다이먼 회장은 '호텔로 찾아오면 잠시 시간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분초를 다투며 사는 굴지의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선 드문 일이다. 3일 아침 하얏트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위기는 끝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칠 때부터 지금까지 다이먼 회장은 월스트리트의 거두 중 한 사람으로서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등에 대한 구제금융에 깊게 관여했다. 그가 가진 정보들은 세계 최고급이다.
그에게 '금융위기는 끝났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위기는 끝났다(Crisis is over)"고 답했다. 잠시 간격을 두고 그는 웃으며 "음,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경제 상황이 분명히 좋아지고 있고,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규모는 작년에 16% 성장했고,고용률도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의 데이터를 보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지 않은 가구가 30%에 이르고,모기지를 갖고 있는 가구 중 90%가 제때 원리금을 납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를 대량으로 시장에 푸는 제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no high chance)"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굳이 양적완화를 통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리려 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이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등급(A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 그는 "진짜로 S&P가 등급을 낮추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S&P의 이번 보고서는 미국 경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기보다는 재정지출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더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弱)달러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앞으로 3년 정도를 내다봐달라는 주문도 함께 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크고,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eventually) 흐름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시기가 수년 내 다시 오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의 이런 판단은 미국 경제의 영향력에 대한 자신감과 관련돼 있다. 그는 작년 말 사업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앞으로도 지구 최강의 지위(the mightiest economic machine on this planet)를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 "가격 민감한 금엔 투자 않는다"
워런 버핏은 최근 오마하에서 열린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금에 투자하지 말라"고 했다. 이미 많이 오른 데다, 앞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품에 가격 상승만 기대하고 투자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다이먼 회장은 "나도 버핏의 말에 동의한다"고했다. 그는 "금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지금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처럼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상품에 투자
하기보다는 부동산을 사거나 기업을 사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라고 했다.
유가의 향방을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금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빙그레 웃으며 "한국 기업들의 성과가 무척 뛰어나다"며 "앞으로 한국 주식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는 다음 기착지인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전세기가 대기중인 김포공항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