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겠지만 무엇보다 명심할 것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보다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올해 초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금융위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지금처럼 하나가 된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는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특정 사건이 미치는 여파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변수들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금융시장에서 규제당국과 은행들은 자신의 행동이 야기할 결과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2년간 경험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머니마켓펀드(MMF)의 유동성 부족 △금융시장의 높은 레버리지(차입)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유사은행(섀도뱅킹)' △대규모 재정적자 등을 지적하고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의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회사들의 유사은행 행위와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금융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은행들도 자기자본 투자와 파생상품 투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회장은 "심각한 문제가 닥쳤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유동성을 정부만이 가지고 있고,시장은 언제든 공포심에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역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주도의 시스템 변화뿐 아니라 이미 은행들도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한 자본 및 유동성 확충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도드프랭크 법안' 등은 오히려 은행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회장은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당국의 폭넓은 논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고,소비자 금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