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코리아가 사고를 단단히 쳤다.

3일 그루폰코리아에 따르면 이날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공짜 쿠폰 행사가 시작 2시간을 앞두고 무산됐다. 그루폰코리아는 이날 자정부터 총 50만명에게 3000원짜리 파리바게뜨 자유이용권을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무산도 모자라 그루폰코리아는 해명까지 뒤늦게 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그루폰은 이날 오후가 되서야 홈페이지에 몇 줄만의 '사과'를 올려 네티즌과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벤트가 진행이 되지 않은 이유는 '서버점검'의 탓으로 돌렸고 사과를 하는 와중에도 '그루폰 시크릿 메가딜'을 준비했다는 홍보까지 덧붙여 눈총을 받고 있다.

결국 그루폰은 만 하루(24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한국 소비자들을 농락한 꼴이 됐다. 전날 이 시간 즈음에는 자정부터 15억원 가량의 공짜 선물을 주겠다고 현혹했지만, 이벤트 직전에는 취소했고, 결국엔 '서버문제'의 탓으로 돌리며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예고방송까지 한 셈이다.

소셜커머스의 이른바 통큰 이벤트는 그루폰 뿐만이 아니다. 업계 3위인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위메프)은 추첨을 통해 1명에게 현금 10억원을 지급하는 행사를 전날부터 진행하고 있다. 물건을 사는 등 별도의 구매 조건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으며, 비용 또한 회사가 전액 지불하는 형식이다.

최근 몇년간 아파트나 자동차 등 고가의 경품선물은 있었지만, 대부분 얼마 이상의 구매자들에게 주는 행운이었다. 때문에 경품권을 받기 위해 돈을 써야하고, 주최측도 이를 감안하고 경품을 내걸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 기업이 현찰 10억원을 경품으로 내건 것은 파격적인 사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3위 업체인 위메프가 10억원 경품을 내걸면서 그루폰측도 발빠르게 움직이려다 보니 사고가 난 것 같다. 일부 업체가 대형 이벤트를 시작하면 초기 시장을 잡기 위해 아무래도 후발주자들은 따라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5월께 생겨나기 시작했다. 작년 시장규모가 500억원 정도였지만 올해 4월까지만도 2000억원에 달하는 등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국내 토종브랜드인 티켓몬스터(티몬), 쿠팡, 위메프 등이 1~3위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회사인 그루폰은 4위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루폰이 국내에서는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 소셜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시장가치만도 250억달러(한화 27조원)라고 알려졌다. 이 정도의 가치를 국내 유가증권시장(5월3일 종가기준)에서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신한금융지주(24조원)과 기아자동차(29조원) 가량과 맞먹는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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