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이 수장된 곳은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빈 라덴의 수장 절차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일 새벽 1시10분께 시작돼 2시께 끝났다.파키스탄에서 사살된 빈 라덴의 사체는 아라비아해 북부 지역에서 작전 활동을 펼치던 미 항공모함 칼 빈슨호로 옮겨져 수장 절차가 진행됐다.전날 빈 라덴 사살을 공식 발표했던 미국 정부는 빈 라덴 주검이 추종세력에 의해 탈취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수장 지역은 밝히지 않았었다.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빈 라덴 사체 사진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을 공개하면 미 행정부의 발표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면서 빈 라덴의 죽음을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효과가 있지만 알 카에다 소탕작전에서 전개될 유사한 작전이나 정보 소스를 노출시킬 가능성도 있다.또 한편으로는 빈 라덴이 머리와 안면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사체 사진을 공개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있다는 후문이다.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인 무소속 조 리버만 의원은 “미국 정부의 계략이라는 주장을 정리하기 위해서 사체 사진을 공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고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빈 라덴이 살아있고 미국이 그를 놓쳤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사체 사진이나 비디오,DNA 결과 등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 정보위원장인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또 다른 논란이 촉발되지 않는 방향으로 빈 라덴이 죽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빈 라덴이 사살됐더라도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는 이르며 대(對)테러전쟁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는 테러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조지타운대 대니얼 바이만 교수는 이날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빈 라덴의 가장 큰 성과의 하나는 그가 죽은 후에도 살아남을 조직을 만든 것”이라면서 “알 카에다는 하룻밤 새 궤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만 교수는 알 카에다가 빈 라덴 사후에도 조직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보복 테러공격을 감행하는 등 테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테러 대비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파키스탄 내 알 카에다 지도자들에 대한 공격적인 타격과 전 세계 차원의 대테러 정보활동 및 정책 추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