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수가 6년 새 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는 여전히 일부 종목에 편중돼 있으며 투자의견도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3일 '증권사의 금융투자분석사 및 리포트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금투협에 등록된 애널리스트 수는 모두 1천575명으로 애널리스트 등록제도를 시행한 2004년 말(800명)보다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금투협은 이번 조사를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했다. 증권사별 애널리스트의 수는 삼성증권 106명, 우리투자증권 100명, 대우증권 95명, 현대증권 76명, 신한금융투자 71명 순으로 많았다. 애널리스트 수와 함께 리포트 발간건수도 급증했으나 분석대상은 여전히 일부 종목에 편중돼 있었다. 지난해 발간된 전체 리포트는 8만4천667건으로 2005년(5만683건) 대비 6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증권사가 분석한 종목은 885종목으로 전체 상장종목(1천850개)의 48%에 불과했다. 또 2005년 이후 6년간 나온 투자의견별 리포트 비중을 보면 매수 의견(강력매수 또는 매수)의 비중이 평균 79.3%에 달했으나 매도 또는 비중감소 의견을 낸 리포트는 0.2%에 그쳐 매수 의견 쪽으로 지나치게 편중됐음을 보여줬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비중감소나 매도의견의 평균 비중이 16.8% 수준이다. 또 투자의견을 계속 유지(84%)하거나 아예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는(13%) 경우가 전체 리포트의 97%를 차지해 투자의견을 한번 제시하면 의견을 변경하는 일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목표주가를 상향이나 하향 조정하는 경우는 18%로,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 조정보다는 목표주가 조정으로 실질적인 투자의견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에 애널리스트의 연평균 등록인원 대비 등록 말소 비중은 32.3%로 나타났다. 이직 이유는 타업종 전직이 16%로 가장 높았다. 다른 증권사로의 이직이 11.5%로 다음을 차지했다. 애널리스트를 계속하더라도 타 증권사로 옮기면 일단 금투협에 등록 말소를 했다가 다시 등록해야 한다. 보고서는 특히 타사 이직이 미국(3.8%)에 비해 높았으며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자본시장이 흔들렸던 2008년을 제외하고는 이직자 수가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타사 이직에 따른 등록말소 인원은 2007년 130명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90명으로 잠시 줄었으나 2009년 206명, 2010년 176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직 횟수가 적은 애널리스트일수록 평가결과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에프앤가이드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 결과, 비이직자 그룹은 평균 24%가 상위 1~5위에 포함됐으나 이직자 그룹은 이 비율이 18.7%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