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22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전기가스, 음식료 등 내수주들이 선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기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수주로 눈을 돌리는 틈새전략을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3일 오후 2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8% 하락하고 있지만 전기가스업종 지수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 소식에 2%대 상승하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 기대로 오리온, 농심, 크라운제과 등 제과주들이 강세를 타면서 음식료 업종지수(0.44%)도 상승세다. 이 밖에 통신(-0.28%), 유통(-0.36%) 등 내수업종은 하락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 대비 선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주도업종에 집중됐던 매기가 IT(정보기술) 등으로 옮겨가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어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큰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면서 심리적 가격 부담이 커졌고,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내수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커질 시기란 설명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주도주가 조정받는 상황에서 그동안 못 올랐던 업종들이 상승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파른 지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욕구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 매력이 있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스타일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나타난 원화 강세도 내수 소비주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핵심 주도주 이외의 종목군에서 틈새를 겨냥하는 투자자라면 원화 강세 환경과 시기적인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며 "달러화 약세와 아시아 주요국가 연휴 등은 백화점, 항공, 의류, 레저, 금융 등 내수 소비주들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풀이했다.

최근 시장 흐름을 이끌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내수주 매수에 나섰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도주 저가매수와 업종별 수익률 키 맞추기에 따른 비주도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며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대규모로 유입된 반도체 업종의 수익률이 저조한 반면,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조선, 은행, 건설, 증권 업종의 경우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경우 예상을 웃돈 1분기 실적과 배드뱅크 설립에 따른 위험 완화 기대가, 보험은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요인이 매력 포인트로 꼽혔다. 유통은 5월 연휴 특수와 가정의 달 선물 수요가, 건설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모멘텀(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달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우 삼성 솔로몬 신한 우리 토러스 한국 한양 현대 HMC IBK KTB 등 12개 국내 증권사의 5월 코스피지수 전망 상단 평균치는 2292 수준으로, 지난 2일 종가(2228.96) 대비 상승여력이 약 3%에 불과하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