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국 등으로 원정 출산이 유행하는 한편 한 자녀 갖기 정책에 따른 벌금 때문에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헤이하이쯔 (黑孩子)가 1300만명에 이르는 게 중국의 현실이다.
◆고급 영어 과외 받는 'VIP 베이비'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는 한 영유아 전문 영어학원에서 한 시간에 1800위안(30만원)짜리 VIP코스를 개발했다. 등록 학생에겐 경호원이 따라붙는다. 요리사와 의사가 교사와 함께 가정을 방문해 아이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학 때면 해외 연수를 떠나는 아이들로 공항이 붐빈다.
중국에선 이 같은 'VIP 베이비 프로그램'이 드물지 않다. 6월1일 중국 어린이날에 맞춰 아이패드 등 고급 선물을 준비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작년 아동용품 시장 규모는 1조위안(170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이면 2조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중국 일간 남방일보는 최근 보도했다. 1가구 1자녀 정책이 시작된 지 33년째 접어들면서 샤오황디 세대가 결혼 시장을 점령했다. 이 여파로 맞춤형 고급 결혼 업체가 성업 중이다. 결혼 업체를 운영하는 왕밍주 씨는 "부모가 희생해가며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온 아이들이기 때문에 돈을 아낄 줄 모른다"며 "고급형 상품일수록 잘 나간다"고 말했다.
◆시간당 130원 받고 일하는 아이들
반면 수천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가난을 못 이겨 일찌감치 공장에 갔지만 제대로 월급도 못 받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만계 회사인 양화광뎬은 15세 이하 아이들을 고용한 뒤 월 규정근로시간을 무려 46시간 초과하는 중노동을 시켰다가 적발됐다. 중국은 16세 미만 미성년의 고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 · 고등학생 300여명을 산업연수생 명목으로 취업시킨 뒤 야근비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노동 착취를 해왔다.
제조업이 몰려 있는 광둥성 주장삼각주 공단 지역에서도 아동 노동 착취가 해마다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애플 나이키 디즈니 등이 문제가 된 데 이어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광둥성 둥관에서 MS의 마우스를 하청 생산하는 둥관쿤잉컴퓨터는 어린아이들을 노동계약서 없이 고용하면서 한 달에 280시간의 중노동을 시켰다. 이들에게 지급된 야근수당은 고작 시간당 0.8위안(130원)에 불과했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08년 상위 10%의 가처분소득은 연 6300달러로 하위 10%의 9배였다. 그러나 경제개혁연구기금회는 최근 상위 10%의 가처분소득은 2만200달러로 하위 10%의 25배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김태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