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급 주거단지 대명사로 떠오르던 타운하우스의 '할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악성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화성 동탄,용인 동백 · 죽전, 파주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 준공 후까지 팔리지 않아 '할인분양' 간판을 내건 단지가 적지 않다.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환금성도 낮아 요즘 같은 침체기에 수요자를 찾기 쉽지 않아 건설사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타운하우스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틈새 상품으로 통상 200㎡ 이상 규모로 지어지며 가격도 15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변 아파트 시세가 최대 30%까지 하락하면서 고급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이 사라졌다. 공사 기간도 1년 남짓이어서 아파트(통상 3년)에 비해 짧다 보니 계약자들의 분양대금 납부 부담도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분양대행사들조차 타운하우스 매각대행을 맡지 않으려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공급된 물량 중에는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비싼 곳이 적지 않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건설사들이 애물단지를 끌어안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건설사들도 타운하우스 분양가를 최대 4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2009년 6월 입주한 동백어울림 타운하우스 잔여분을 최대 6억원 안팎 할인 판매하고 있다. 258~279㎡형 48가구로 최초 분양가는 16억~17억원이었다. SK건설도 동백지구에 지은 아펠바움1차(42가구)에 이어 192~290㎡형 82가구로 이뤄진 아펠바움 2차분을 분양하고 있다.

극동건설이 용인 죽전지구에 건립한 스타클래스는 입주 후 3년이 지나 입주자가 원하면 되사주는 조건으로 분양 중이다. 단지규모는 189~294㎡형 96가구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중소형 주택 및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금리 인상 등의 문제까지 얽혀 있어 고급주택 수요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