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중국이 미국을 넘어선다고?…'짝퉁' 있는 한 환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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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칼 라크루와 외 지음|김승완 외 옮김|평사리|502쪽|2만5000원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이에추화 지음|전병서 옮김|밸류앤북스|312쪽|1만8000원
아이디어·브랜드 부재, 빈부격차·농민공 등 시한폭탄
'지구촌 슈퍼파워' 어림없어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이에추화 지음|전병서 옮김|밸류앤북스|312쪽|1만8000원
아이디어·브랜드 부재, 빈부격차·농민공 등 시한폭탄
'지구촌 슈퍼파워' 어림없어
중국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개혁 개방의 기치를 내건 지 32년 만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까지 제치고 세계 경제의 패권을 거머쥘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통큰 상인이요 투자자로서의 위세가 대단하다. 공자와 정화 장군을 부활시키는 등 '소프트 파워'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는 중이다. 위안화를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행보도 느리지만 흔들림이 없다. 과연 중국은 미국을 넘어 지구촌 유일의 슈퍼 파워가 될 수 있을까.
《왜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가》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들어 있다. 책 제목대로 결론은 극히 부정적이다. 저자는 최근 유행하는 '중국 대세론'에 정색하며 태클을 건다. 언론인으로서 20여년간 중국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결과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중국이 붕괴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징후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말한다. '중국인들이 너무나 큰 재앙이 기다리는 절벽으로 꾸역꾸역 걸어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 근거가 서른한 가지나 된다.
저자는 '잠재적 반정부 군단'에 주목한다. 세계은행 추산으로 하루 소득이 1달러도 안 되는 1억5000만명의 빈민,1억명이 넘는 응석받이 외동아이,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2억4000만명의 농민공,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화이트칼라 및 블루칼라 범죄자,4300만명으로 추산되는 독신남 등 5개 부류다.
중국 정부가 '사회안정'을 내세우며 각 부류의 문제 분출을 틀어막고 있지만 그 압력이 높아져 출구를 찾을 때면 폭발력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중노동과 임금착취에 사람대접도 못받는 농민공들은 '지도자가 필요없는 군대'라고까지 표현한다.
아이디어와 브랜드 없이 짝퉁만 판치는 시장도 치명적이란 지적이다. 중국에는 영양분이 없는 가짜 분유,가짜 비아그라와 보톡스,'해리포터와 용쟁호투' 같은 희한한 책 등 가짜가 넘친다. 중국 기업들이 그 이상의 상품을 만들어 팔 능력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중국산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꼬집는다. 혁신과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부패와 뇌물에 기댄 정부 지원,인맥과 연줄에 근거한 기업경영 관행으로는 비단길을 열었던 고대 중국의 우월성을 되살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중국의 환경오염 또한 지구적 재앙을 초래할 시한폭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황하는 66%가 식수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오염돼 있다. 양쯔강 생태계도 10년 안에 붕괴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인접 국가와의 국경분쟁,티베트와 신장지구 등의 독립움직임도 여전한 불씨로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중국의 재앙은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중국이 미래로 나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중국인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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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떠오르는 젊은 경제학자가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 책이다. 저자는 '중국 대세론'이 지금으로서는 어림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저자는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사두마차(四頭馬車)'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엔터테인먼트,브랜드,기술특허다. 달러를 찍어 전 세계 상품과 맞바꾸고,명품 브랜드로 힘들이지 않고 부를 창출하며,영화로 돈을 쓸어가고,특허로 로열티를 챙기는 미국의 전략을 배워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돈을 찍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면(위안화의 기축통화화) 하루아침에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도 펼쳐야 미국을 뛰어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