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주말에 비가 더 많이 오는 걸까. 《날씨와 역사》의 저자인 미국 기후학자 랜디 체르베니는 토요일 강우량이 월요일보다 평균 22% 더 많은 이유를 환경오염에서 찾는다. 요일에 따른 교통 유형 변화로 대도시의 환경오염 수치는 주말로 갈수록 높아지고 주초에는 낮아진다는 것.공기 중의 먼지와 오염물질이 대기 불안정으로 이어져 구름과 비를 형성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536년 로마 시민 5만여명이 굶어죽는 등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된 비극도 기후조건의 변화 때문이다.

그는 당시 기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동원됐던 과학적 방법들을 소개하며 실마리를 푼다. 북아일랜드의 마이크 베일리 퀸스대 교수가 수행한 나무의 나이테 분석 결과 540년이 기온이 가장 낮은 해였다. 그린란드의 '얼음코어'를 분석한 결과는 536년께의 얼음코어에 황산 농도가 높다는 징후가 확인됐다. 화산에 의한 한랭화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84년 과학잡지 '네이처'에는 536년의 '마른안개(작은 먼지 입자가 떠다니는 안개)'가 화산폭발의 결과라는 논문이 실렸다.

이 책은 '마야문명이 사라진 이유''모세가 홍해를 가른 비밀' 등 흥미로운 기상현상에서 역사적 사실과 사회현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장마다 짧은 에피소드를 배치해 주제의 몰입도를 높인 점도 돋보인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