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달 중 금융 · 증권업계에 '3명의 마녀'를 보낸다.

검찰 경제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는 △키코(KIKO) 사기사건 △주가연계증권(ELS) 시세조종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등 금융 파생상품 분야 3대 수사를 이달 중 마무리한다. 업계에서는 판결에 따라 3개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위칭 데이(세 마녀의 날)'처럼 시장이 출렁이는 '트리플 위칭 메이(May · 5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키코,독일 판결이 변수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 사기사건은 가입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2월 한국씨티 SC제일 외환 신한 등 은행 4곳의 임직원 34명을 검찰에 고발한 지 1년3개월 만에 나오는 수사결과다. 중기들은 당시 "은행들이 키코 상품에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기업들을 속여 계약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기업들이 은행을 상대로 낸 200여건의 손해배상소송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까지 약 10%의 사건에서만 은행이 상품의 위험성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책임으로 일부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3월 독일 연방최고법원에서 유사사건에 대해 내린 판결까지 살펴보며 막판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불기소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은행이 중소기업에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야 한다"며 은행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독일 판결을 들어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LS 4개사 모두 기소할 듯

ELS 시세조종 수사가 가장 앞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도 "조만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과 외국계 은행인 캐나다왕립은행(RBC),BNP파리바 등 4개 금융사는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려 ELS 고객들에게 손실을 입힌 혐의로 지난해 3월 검찰에 고발됐다. ELS는 코스피200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금융상품이다. 약정계약 때 'A사 주가가 향후 1년 동안 10% 이상 오르면 만기일 투자원금의 10%를 이자로 준다'는 식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들 회사가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해 분석작업을 진행해 왔다. 국내외 4개사 모두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캘퍼와 증권사 유착에 '칼끝'

ELW 수사는 스캘퍼(초단타매매자)와 증권사 간 유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검찰은 스캘퍼들이 증권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ELW에 투자한 사례가 있다는 정황을 잡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구속기소된 손모씨 외에 스캘퍼 20~30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검토 중이다.

▶ 트리플 위칭 데이

triple witching day.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옵션 등 주식시장 3개 파생상품의 만기가 동시에 겹치는 날.이날 주식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어 '3명의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동시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 같이 혼란스럽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