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억명이 넘는 고객 정보가 인터넷 해킹으로 유출된 소니가 피해자에게 1인당 최대 100만달러(10억8000만원)를 보상하기로 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미국 이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최대 100만달러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미국 외의 다른 나라 이용자에게도 같은 피해 보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니는 민간 전문회사를 통해 향후 1년간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상에 유출됐는지를 수시로 조사하기로 했다.

소니는 지난 3일 미국 에너지 · 상업위원회에 제출한 서한에서 온라인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로부터 이용자 7700만명 전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소니는 외부 해커 집단이 개인정보를 빼갔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출된 정보는 이용자의 이름과 주소 국가명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등이다. 유출된 7700만명의 개인정보 가운데는 신용카드 정보 1230만건(미국 560만건)이 포함됐다. 이와 별개로 소니의 미국 게임 자회사 시스템에서도 246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 중 한국인은 최대 2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니코리아 측은 "온라인 멀티플레이와 콘텐츠 스토어 기능을 하는 PSN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도 인터넷에서 플레이스테이션3 계정을 만들었다면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계정을 만들 때 사용자 연령 확인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기 때문에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소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소니는 국가별 이용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에서) 매일 5만~8만명이 인터넷 계정으로 들어와 PS3를 즐기고 있다"며 "현재 소니 본사 측과 피해보상 규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사진)는 5일 이번 고객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모든 이용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며 "해킹 공격에 의해 초래된 불편과 우려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스트링어 회장의 공식 사과는 지난달 26일 소니 스스로 해킹에 따른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밝힌 이후 11일 만이다. 수많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신뢰의 위기를 맞자 그룹 수장이 직접 사과에 나선 것이다.

소니는 "이번 해킹은 첨단 기술을 갖고 있는 국제적인 해커 집단의 공격"이라며 '어나니머스(Anonymous)'라는 국제 해커 집단을 지목했다. 그러나 어나니머스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해킹 사실을 부인했다.

장성호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