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nterview] 김영애 “다시는 사업 안해…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중견배우 김영애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로열패밀리’ 속 JK그룹 회장으로 열연을 펼치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김영애가 그동안 수작을 통해 ‘최고의 연기력’을 선사하며 중견배우로서 입지를 다졌지만 사업을 이유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런 그가 사업을 접고 영화와 드라마로 복귀, 특히 이번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는 독설기 서린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 “사업하며 카메라 향수 더 짙어져”

“공순호 회장이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로열패밀리들은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키운 그룹을 이을 아들에 대한 냉정함은 어쩌면 당연한 거죠. 공감을 하면서 연기를 다 쏟았더니 끝나면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공항상태에요 지금.”

이번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JK그룹 회장 역을 맡은 김영애는 실제로도 사업가 CEO를 역임했던 만큼 보다 자연스럽고 실제를 방불케 하는 열연으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뒤로한 독기 서린 연기는 그의 농익은 연기력에 빛을 발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드라마 ‘황진이’ 이후 기가 센 역할들만 섭외가 들어와요. 저는 사실 소녀 같은 성격이거든요. 이번 회장 역도 조금 걱정은 했는데 연기자라면 어떠한 캐릭터라도 100% 공감한 연기를 해야 한다고 봐요. 특히 실제 사업했던 경험들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사업이 저에게는 행복을 주지 못했죠. 다시는 사업하지 않을 거예요.”
[Hot Interview] 김영애 “다시는 사업 안해…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천상 연기자 김영애는 사업하는 내내 무한경쟁을 겪으며 힘들었단다. 때문에 카메라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다. 이번 복귀가 더 없이 행복하고 즐거웠던 바로 그 이유다.

“사업은 모르니까 했던거 같아요. 아무 것도 모르는 무지 상태서 하니까 성취감도 있고 돈도 벌지만, 배우로서 느꼈던 그 행복함과는 비교할 수 없었어요. 때문에 복귀했고, 지금의 나는 배우로서의 모습 외에는 어떤 모습도 그려지지 않아요.”

김영애는 실제 모습과 비춰지는 이미지가 180도 다르다며 솔직한 속이야기들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때로는 60년을 넘게 산 삶의 지혜가 느껴지는 발언, 때로는 10대 소녀 같은 폭탄 발언도.

“사람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말도 잘 못하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잘 놀아요. 정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것 처럼 놀아요. 제가 좀 소녀 같죠. 말하자면 철이 없는(웃음).”


# “이순재-김자옥 시트콤 욕심…재미난 연기하고파”

“제가 사실 웃음이 많아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NG를 가장 많이 낸 사람 중에 하나인데, 조금만 상황이 틀어져도 웃음이 나와요. 남을 웃길 수 있는 재주는 없는데, 참 잘 웃어요. 요새에는 시트콤 연기가 욕심이 나더라구요.”

김영애를 떠올리면 모성애 가득한 엄마나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 등 강렬한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정작 본인은 조금은 망가지는 캐릭터를 선호한단다.

과거 출연작 ‘파도’에서 옆집 아주머니 같은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며 한 표를 던졌다.

“드라마 ‘황진이’ 이후 센 역할 섭외가 계속 이어져요. 저는 개인적으로 절대 센 성격이 아니거든요. 물론 어떠한 연기든, 한바탕 잘 놀았다 하고 생각은 하지만, 정말이지 털털하고 재미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과거에 이순재 선생님이랑 김자옥이 출연했던 시트콤을 봤는데, 욕심이 나던데요.”

연기, 그리고 사업가, 그리고 복귀. 남모를 힘든 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이제는 웃고 싶단다. 연기를 하면서, 또 그 모습을 보면서.

“시트콤하고는 인연이 잘 안 닿은 거 같아요. 푼수끼 있지만 귀여운 엄마 역으로 출연하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은데 말이에요. 예능 출연은 힘들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로 웃기는 일은 할 수 있는데, 사람들 많은 곳에서 웃기는 재주는 없거든요.”

라볶이를 좋아하고, 친구들 만나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하는 김영애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라기 보다 카리스마 연기를 잘 표현하는 소녀같은 맑은 배우다.

카메라 앞에서 산 40년의 세월. 잠시 떠나면서 그 ‘카메라’에 대한 그리움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김영애는 앞으로도 그 앞에서 놀고, 숨쉬고 싶단다.

“연기요?. 어느 날 ‘더 이상 괜찮은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 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하렵니다. 가슴이 끓지 않는다는 뜻일 테니까요. 그 때 까지는 정말 열심히 한바탕 놀아야 겠죠.(웃음).”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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