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문제, 강경파에 휘둘리는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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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때보다 힘들다"…韓·美 FTA 처리는 반대
당내 갈등 봉합 나서
당내 갈등 봉합 나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사진)의 리더십이 자유무역협정(FTA)문제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한 · 유럽연합(EU) FTA 국회 인준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에 휘둘려 대표로서 '어정쩡한'모습을 보인 데 따른 여진이 만만치 않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합의안에 정동영 박주선 천정배 최고위원이 강한 태클을 거는 모양새였으나 실상은 손 대표의 선명성 부족을 부각시키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견제 성격도 짙다는 지적이다.
손 대표는 6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남은 한 · 미 FTA처리 시 원칙은 '야 4당 공조'"라고 밝혔다. 유보적 입장을 보인 한 · EU FTA와는 달리 한 · 미 FTA에 대해서는 야권연대를 고리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의 틀을 깨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작용했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흔들기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손 대표는 한 · EU FTA를 둘러싼 당내 내홍이 불거진 지난 4일 저녁 일부 의원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재 · 보선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의원들이 여 · 야 · 정 협상안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데도 강경파의 주장에 묻혀 상황이 꼬인 데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이다.
이 같은 당내 '자중지란'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날 최고위원들은 한 · 미 FTA반대를 고리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한 · 미 FTA는 한 · EU FTA와 다르다.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낼 것이고 국민의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 EU FTA체결과정에 대한 앙금섞인 발언도 이어졌다. 손 대표가 "당이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개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중요하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둘러싼 비주류 측의 문제 제기를 우회 비판하자 정 최고위원은 "한 · 미 FTA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또 다시 우왕좌왕한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당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진보 선명성 경쟁에 차기 당권주자 간 감정싸움이 더해져 FTA논쟁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박지원 원내대표의 합의안에 정동영 박주선 천정배 최고위원이 강한 태클을 거는 모양새였으나 실상은 손 대표의 선명성 부족을 부각시키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견제 성격도 짙다는 지적이다.
손 대표는 6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남은 한 · 미 FTA처리 시 원칙은 '야 4당 공조'"라고 밝혔다. 유보적 입장을 보인 한 · EU FTA와는 달리 한 · 미 FTA에 대해서는 야권연대를 고리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의 틀을 깨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작용했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흔들기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손 대표는 한 · EU FTA를 둘러싼 당내 내홍이 불거진 지난 4일 저녁 일부 의원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재 · 보선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의원들이 여 · 야 · 정 협상안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데도 강경파의 주장에 묻혀 상황이 꼬인 데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이다.
이 같은 당내 '자중지란'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이날 최고위원들은 한 · 미 FTA반대를 고리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한 · 미 FTA는 한 · EU FTA와 다르다.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낼 것이고 국민의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 EU FTA체결과정에 대한 앙금섞인 발언도 이어졌다. 손 대표가 "당이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개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중요하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둘러싼 비주류 측의 문제 제기를 우회 비판하자 정 최고위원은 "한 · 미 FTA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또 다시 우왕좌왕한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당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진보 선명성 경쟁에 차기 당권주자 간 감정싸움이 더해져 FTA논쟁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